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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불안불안한 트럼프 재선가도…한반도정책, 대선캠페인과 연동

당장 호재지만 후폭풍 우려도…'바이든 때리기'도 지속할듯

2019-07-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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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차기 미국 대선이 1년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안갯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에 성과를 내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당장 우리정부 입장에선 호재이지만,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민주당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껏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졸린 조 바이든이 분리주의자들과 협력했다는 것을 막 시인했다"는 글을 올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원의원 초기 시절 흑백 분리주의 두둔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전날 "잘못했다"며 사과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모든 이들의 세금을 상당히 올릴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아왔다"는 비판도 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ABC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고치인 44%를 기록했다. 다만 야권의 주요 대선주자들과의 일대일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모두 패했다. 민주당 선두주자인 바이든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43%대 53%로 10%포인트 차이가 났으며 버니 샌더스·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 등에도 밀렸다. 이같은 결과가 발표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분풀이 성으로 '바이든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두고 '원래 그런사람'이라는 의견과 함께 민주당 후보경선이 본격화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자 조바심을 보이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졸린 조 바이든'으로 지칭하며 그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 "김정은이 바이든을 'IQ가 낮은 사람'이라고 불렀을 때 웃었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등 오바마 행정부를 종종 싸잡아 비판하는 것도 바이든이 당시 부통령으로 있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한반도 문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에 연동돼 다룰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배경을 놓고 비슷한 시간에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변호사 제임스 코미의 청문회 폭로가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은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 쏠렸던 미국 국민들의 관심을 한 번에 돌려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백악관 초청의사를 밝힌 가운데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를 자신의 '리얼리티 쇼' 배경으로 활용할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남북미 3국을 둘러싼 상황은 좋게 흘러갈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향후 상황을 점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후 북미 실무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대북제재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국무부가 "현 상황에서는 완전한 유엔제재 이행이 필요하다"며 원칙론을 강조하는 식으로 메시지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모리스카운티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백악관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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