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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가사도우미

2023-08-02 16:17

조회수 :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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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한테 뭘 믿고 맡길 수 있겠어."
 
필리핀 가사도우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돌아온 아내의 답변입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최근 정부가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도우미 100여명을 서울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를 돕도록 시범사업을 벌이기로 했는데요.
 
지난달 19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외국인 가사인력 도입 전문가 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가정 내 입주 서비스는 허용되지 않고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이 적용돼 주 서비스 이용 대상인 맞벌이 부부가 얼마나 호응할지 미지수입니다. 젊은 부모들은 "아직 신뢰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합니다.
 
주변 맞벌이 부부들을 보면 믿을 만한 가사도우미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단순히 공급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기를 잘 돌보고 또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인데요.
 
특히 외국인이라면 문화는 물론 언어도 다릅니다. 신원을 증명할 수 있고 문화적인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 육아에 대한 가치관 교육을 이뤄낼 수 있는지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돌봄의 비용과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것이 출산과 육아를 결심하게 할 순 없습니다.  맞벌이로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닐 바에야 차라리 아이 갖기를 미루거나 아이 없이 살겠다는 부부가 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저출생 문제의 해법은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부터입니다. 지금의 한국에선 부모 둘이서 오롯이 아이를 키우는 일이 너무 버겁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은 노동시간을 유지하면서 양육 서비스나 타인의 도움을 지원받는 것보다 자녀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노동 시간에 대폭 변화를 줄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민간 돌보미를 원하는 비율은 0.7%에 불과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직접 자녀를 돌볼 시간을 늘려달라"는 평범한 시민들의 요구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하는 부모도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부모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것이 진정한 저출산 대책입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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