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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진

다음 제사는 누가?

2023-09-26 19:20

조회수 :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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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모처럼 찾아온 긴 휴식이 되겠죠. 긴 연휴는 정말 반갑지만 명절이 올 때마다 한 번씩 생각하게 되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제사입니다. 누가 저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워지는 주제입니다.
 
저희 가족은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십여년 전에 여러 차례의 제사를 한 번으로 통합하고, 명절 제사만 챙겼습니다. 그마저도 지난해부터는 추석 제사는 지내지 않고 설 차례상만 챙기는 것으로 정리를 했는데요. 
 
그럼에도 가을만 되면 동생과 아버지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집안 어르신들이 모여 지내는 시제 참석부터 벌초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굳이 해야하냐는 동생과 묵묵히 준비하는 부모님 사이에서 마찰이 생기는 것이죠. 동생뿐만 아니라 남편도 꾸준히 시부모님께 제사를 그만 지내자고 합니다. 양가 부모님께서는 자식들에게 제사를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제사 여부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윗세대로부터 제사를 받아서 모시는 것이 당연했던 부모님들은 그저 해온 일을 계속 하시는 것이고, 자식들은 당장의 의무는 없지만 언젠가 내 책임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부모님들도 저희 세대가 제사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계시지만, 부모님이 제사 지내는 모습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남의 일처럼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언젠가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긴 합니다. 정리를 해야하는 시점이 됐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 못하니 더 답답한데, 이 고민은 부모님 세대도 마찬가지겠지요. 오히려 자식 세대보다 더 깊게 고민중이실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제사가 '아빠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인사를 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집안 행사 중 하나로, 이제는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음 제사는 누가 지내게 될까요?
 
지난 24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가족이 성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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