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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혐오에 기댄 '국회의원 감축'

2024-01-2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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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번째 정치 개혁안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250명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 같은 개혁안을 발표할 때 "지금 국회의원 수 300명이 적정하느냐"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답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 정수 감축이 구체적으로 왜 필요한 것인지, 지역구와 비례대표는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 등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습니다. 단지 총선에 이겨서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만 드러냈습니다. 
 
물론 우리 국민들은 국회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회는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늘 꼴등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극단의 정치'는 더 심화되고 있는 만큼 국회가 신뢰도를 회복할 길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한 위원장의 이 같은 제안은 '정치 혐오'에 편승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 253인과 비례대표 47인으로 구성됩니다. 한 위원장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인구수 대비로 조정되는 지역구 의석을 3석 줄여야 하고, 비례대표는 전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위원장의 구상이 만약 비례대표를 유지하는 거라면 지역구 의원 수를 현격하게 줄여야겠죠. 그가 어떠한 방법론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줄일 것인지는 모릅니다.
 
그런데 의원들 구성을 보겠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만 계산했을 때 법조인 출신은 총 44명에 달합니다. 전체 의원의 약 15%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데, 법조인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비례대표가 필요한 겁니다. 소외되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비례대표 의원의 비율이 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낮습니다. 
 
우리 인구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는데, 국회의원 수는 변하지 않고 있고, 국회의원 1명이 대표해야 하는 국민의 수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히려 정치 개혁을 위해 한 위원장과 주장과 달리 의원수를 늘려야한다고 말합니다. 또 오히려 국회의원이 늘어났을 때 그들 한명 한명에게 주어지는 권력이 약화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재 의원 정수를 유지하더라도 내실을 키워야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직업 정치인과 법조인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를, 더 다양하고 전문적인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국회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정치 개혁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인 한 위원장이 공천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지금 우려되는 '검핵관(검찰 핵심 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공천에서 벗어나 전문성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인재를 국회의원에 당선시켜야 하는 겁니다.
 
문제가 있는 곳을 칼로 도려낼 게 아니라 치유해서 제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야,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 혐오에 기대서 국회의원 수를 잘라내자고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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