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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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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용의 시대

2024-02-26 18:50

조회수 :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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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람을 무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다."
 
언론학 수업을 들었을 당시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뉴스에 대한 정의(?)입니다. 당연한 얘기라면 뉴스라고 할 수 없겠죠. 
 
요즘은 언론사 외에도 유튜브를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뉴스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하늘 아래 아주 새로운 게 있겠냐만은 기존에 나온 새로운 것에 '더 새롭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언론에서는 '단독'을 답니다. 단독 경쟁도 치열하다보니 타 언론사에서 먼저 단독을 달았지만, 비슷한 내용인데도 단독이 또 달린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단독을 달아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블로거나 애널리스트, 각 분야 전문가들이 요즘은 자신만의 개별 홈페이지 등을 운영합니다. 스크랩 할 때 단독으로 검색해 자신만의 페이지에 업로드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언론사가 단독을 다는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분야별로 단독이 잘 붙는 아이템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험 쪽에서는 '절판 마케팅' 이슈를 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절판 마케팅은 당연한 현상이거든요. 매진이나 품절에 임박했을 때 판매책을 꾀하는 건 시장 원리이기 때문이죠. 홈쇼핑에서도 매진 직전에는 더욱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강력히 권유하지요. 동네 재래시장에 가도 마찬가지고요. 
  
재계에서는 총수가 움직일 때 단독이 잘 붙는 것 같습니다. 전에 한 기업 총수가 직원들과 미팅했을 뿐인데 단독이 붙은 기사도 본적이 있는데요. 어떤 특별한 움직임이었냐는 질문에 해당 홍보실에서는 "그냥 한 건물에 계신다"고 답했습니다.
 
취재원과의 약속 때문에 기껏 안 썼는데 다른 매체에서 기사를 낼 때는 참 난감합니다. 예전에 한 취재원과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죄송하지만 내일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점심 약속을 미뤄도 될까요?"라고 하길래 "네 괜찮아요, 그런데 무슨 행사지요?" 물으니 저한테만 알려준다며 내용을 말해줬습니다. 대신 해당 내용은 내일 보도자료가 나올 거라 엠바고라고 덧붙이더라고요. 입맛을 다셨지만 의리를 지키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날 오후에 해당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럴 때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아직은 취재윤리를 지키고 기사를 쓰려고 합니다. 
 
시각이나 분석 기사에 단독을 달 때도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확한 발생 이슈, 팩트에만 다는 게 맞지 않나 하는 고민을 늘 하게 됩니다. 
 
특히 '추진, 검토, 유력' 등의 기사에 단독을 달 때도 조심스러운데요. 혹시나 결정이 뒤바뀌어 확정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죠. 그런데 그렇게 미루다가 이슈가 확정될 때 쯤이면 그 앞 단계에서 중요한 내용이 이미 다 나오게 마련입니다. 뉴스의 시작점은 어디일까 고민하는 하루입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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