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한동인

bbhan@@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바보들의 행진

2024-08-02 14:01

조회수 : 43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노란봉투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는 가운데 대부분 의석이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얼마 전 야당이 추진한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사회를 거부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증오의 굿판을 당장 멈춰야 한다. 여야 지도부가 국회의원들을 몰아넣고 있는 이 바보들의 행진을 멈춰야 한다."
 
그는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도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국회의 현 상황이 '바보들의 행진'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여당만의 잘못도, 제대로 된 협의 없이 법안 통과를 몰아치고 있는 야당만의 잘못도 아닙니다. 재의요구권(거부권)만을 믿고 있는 여당과, 의석만을 믿고 있는 야당이 합쳐 낸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는 현 상황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개원식조차 열지 못한 22대 국회는 앞으로 4년 내내 똑같은 상황을 반복할 것 같습니다.
 
여당 내부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득이 되는 소모전이냐.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하면서 주목도와 효과는 떨어지고 의원들의 체력만 방전되고 있는 탓입니다.
 
당내 의원들은 과거를 회상합니다. 지난 국회에서도 국회 구성은 비슷했는데, 필리버스터가 없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때 원내대표가 나서 야당과 어떻게든 협상을 한 영향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협상이 아니라 대면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한 대표는 일주일이 넘도록 국회의장만 예방했을 뿐 원내 야당 대표들을 예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치 정국을 예방 불발의 이유로 들고 있는데, 국정운영의 책임이 있는 여당 대표의 태도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행의 반복으로 법안들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있지만 성과가 없습니다. 모두 거부권에 막혀 있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횟수만 늘리고 있습니다.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여당이 받을 수 있는 안을 제시하고 협상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겠습니까. 
 
대화의 부재가 만들어낸 '바보들의 행진'. 다음 총선까지 계속할 생각입니까. 국민들이 왜 표를 줬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 한동인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