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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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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차별금지법 발의 "거대양당 동참해달라"

발의요건 10명 겨우 채워…민주·통합, 여론 반발 의식해 통과 미지수

2020-06-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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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의당은 29일 이주민과 난민, 비정규직, 장애인, 성소수자 등 모든 사람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서도 당론으로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당론으로 추진해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를 공식화했다. 법안에는 모든 사람을 성별과 장애,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에 따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악의적으로 차별할 경우에는 손해 배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발의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상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진보정당 창당 이후 권영길·노회찬 의원이 발의한 바 있고 저도 노력했지만 20대 때는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며 "오늘 이렇게 눈물겨운 노력 끝에 발의하게 돼 뜻 깊다. 함께 서명해 주신 의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10명이 필요한 법안 발의에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권인숙·이동주 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차별금지법은 17~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법안으로,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면서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번번이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법안 발의 요건인 의원 10명을 채우지 못해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법안 발의 서명에 선뜻 나서는 의원이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다가 이번 주말에 겨우 10명을 채웠다.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의원은 "단 한 의원도 불필요하거나 동의할 수 없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 참여하기는 어렵다', '미안하다'고 말한 의원들이 많았다"며 "공감하고 필요성을 아는데 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게 우리 정치가 가져온 벽"이라며 "21대 국회에서는 이 벽을 함께 뚫어내 제정으로까지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도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한 저항이 차별금지법 통과의 가장 큰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통합당도 보수 개신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직 차별금지법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통합당도 이날 성적 지향이 제외된 차별금지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심 대표는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차별금지법은 종교의 자유나 설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도 아니고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법도 아니다"라며 "오해가 큰 개신교 측과도 지속적으로 대화, 토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과 통합당에서도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조속히 확정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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