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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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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품고 있는 기업들

2024-01-30 14:43

조회수 : 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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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평택항 수출부두를 방문한 김창기 국세청장. 사진=연합뉴스
 
기업이 소득을 환류하지 않으면 과세합니다. 조세법상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투자나 임금상승, 상생지원 등으로 연간 소득에서 일정 부분을 지출해야 합니다. 70%까지 사용하도록 돼 있고 70%에 미만하는 금액은 그 잔여분의 20% 만큼 세금으로 냅니다. 이 법이 처음 생겼을 당시엔 배당도 포함됐었는데 중간에 상생지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법은 일몰 제도였는데 작년 연말 3년 추가 연장됐습니다. 과세 대상은 대기업에 한합니다. 대기업들은 소득에 대한 법인세 납부 후 환류소득에 대한 세금까지 내는 게 이중과세라며 반대해왔습니다.
 
하지만 애초 이 법이 생긴 이유는 기업들이 유보금을 쌓으며 쓰지 않은 탓입니다. 당국은 금리 등을 조절해가며 시장 유동성을 관리합니다. 그런데 대규모 기업집단은 경제력 집중을 통해 시장의 막대한 유동성을 흡수합니다. 그럼에도 유보금을 다시 시장에 풀지 않으면 통화가 유통되지 않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아울러 상생지원분에 대한 조세 감면 혜택은 협력사를 더 지원하라는 취지입니다. 이를 통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유도하려는 것이죠. 그럼에도 기업들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게 투자 유도 효과는 작고 조세 부담만 늘었다고 불평했습니다. 투자 지출을 과감하게 늘릴 수 없는 이유는 이해됩니다. 지금처럼 불경기엔 더더욱 기업내 유동성이 절실합니다.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은 태영 사태처럼 경제 도미노를 일으킵니다. 그러니 유동성 대책이란 기업 입장도 일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돈이 돌지 않으면 그 또한 사회, 경제적 부작용이 큰 만큼 제도를 없애는 것도 정답이 아닌 듯합니다. 지금 상속세를 폐지하자며 여론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미 현정부 들어 법인세도 내렸습니다. 정부는 세수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대기업 편을 듭니다. 하지만 역시 부자감세 등 불균형, 양극화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투자실적에 따라 감세 혜택을 주는 방법이 합리적이며 적절한 선방향을 유도할 수 있는 만큼 제도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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