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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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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

2024-08-08 18:23

조회수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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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을 임명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이 있는 충남 지역에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보수 인사로 분류된 이종찬 광복회장도 강력하게 반발했는데요. 
 
이 회장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독립기념관을 변질시켜 1948년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그(김형석 신임 관장)는 1948년 이전에 우리 국민은 없고 일본 국민만 있었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사람이 독립기념관을 침범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침범'이란 다소 강한 표현으로 이 회장은 새 신임 관장을 부정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지금까지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매년 기념하고 있고, 헌법에는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말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김 신임 관장은 그동안 이 말을 모두 부정하는 주장을 해왔고, 다수의 영상기록도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국가보훈부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이 회장의 말처럼 정부 내에 '밀정'이 있는 건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졌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16~18세기 에도시대 금광인 사도광산은 1940년 태평양전쟁 때 전쟁물자를 확보하는 시설로 활용되면서 2000명이 넘는 조선인들이 강제로 끌려가 가혹한 노력에 시달렸던 곳입니다. 
 
현 정부는 일본 정부와 유네스코 등재 문제로 협상하면서 '강제 노역'이란 말을 명시할 것을 약속받았다고 발표하면서 또 하나의 성과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외교부에 요청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점이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유네스코는 한국의 동의 없이 세계유산 등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결국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는 우리 정부가 키를 가졌던 셈인데요. 이번 정부에서 모든 빗장을 풀어준 것입니다. 심지어 일본 언론들조차도 이번 사태로 인해 불거진 한일 갈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잘못이 크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도 7일(현지시간) "한국의 지지 아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의 사도광산"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에는 윤 대통령에 대해 "기시다 내각이 자국 역사를 세탁하는 데 있어 발견한 완벽한 공범"이란 표현도 나옵니다. 
 
이미 우리 정부는 어쩌면 '밀정'들이 정부에 중심으로 파고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심지어 지난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신분으로 국회 청문회를 받은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은 위안부의 강제성을 묻는 질문에 "논쟁적 사안"이라고 답한 걸 보면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말은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이 하면서 유명해졌다는 설과 그렇지 않다는 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누가 이야기를 했던 이 관용적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 우리도 가까운 미래의 역사마저 잊게 된다면 앞으로 미래의 대한민국은 사라지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광복 80주년 맞이 '통일실천 1000만 캠페인 준비위원회'가 지난 2022년 6월 1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통일실천 대행진을 마친후 겨레의집 앞에서 기념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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