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종합)
양국 의지 담은 공동성명 채택…4차혁명·우주분야 등 신산업 협력
한반도 평화 지지 재확인…문 대통령 "홍범도 장군 유해 송환 감사"
입력 : 2021-08-17 15:33:37 수정 : 2021-08-17 15:33:3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협조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 "코로나 이후 한국 국민들이 맞는 첫 국빈"이라며 "카자흐스탄 독립 30주년, 대한민국 광복 76주년을 맞아 특별손님으로 방문해 주셔서 기쁘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 정상의 첫 한국 방문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을 위한 공식환영식과 홍범도 장군의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17일 청와대에서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이라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의 중요 파트너로서 양국 관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통령의 국빈 방한이 양국의 우정을 더욱 깊게 하고,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2년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양국 간에 아주 큰 상징적인 사업 하나를 구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를 발전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대한민국의 첨단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첨단기술 도입을 희망한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보건 분야 그리고 코로나 대책 조치에 많은 관심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당시 양국 간 교역액이 42억불(약 5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대비 교역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020년 양국 간 교역 규모는 팬데믹 상황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 이전 대비로는 증가하는 추세로 견고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액도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 굳건한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
 
양 정상은 2019년 4월 합의한 양국 간 무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협력 프로그램인 '프레쉬 윈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빅데이터 활용,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같은 4차 산업혁명 분야와 e-헬스, 민간 협력사업, 의료 인력·지식·서비스 교류 등 보건의료 분야, 우주 산업 분야 등이 꼽힌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 경험과 지식 공유를 토대로 감염병 대응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및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기후변화, 산림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문제에 공동 대응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이 활동하고 있는 '한-중앙아시아 협력 포럼'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2022년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계기로 다양한 기념사업을 개최해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부산에 카자흐스탄 총영사관을 열기로 결정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곳은 저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 중에 한 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대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대해 지지하며 자국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용한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1991년 8월 당시 카자흐스탄은 독립 직전 자국 내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같은해 12월 독립 이후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를 전량 폐기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협조에 대해 "한국 국민들은 2019년 계봉우 지사와 황운정 지사에 이어 장군의 유해 봉환에 협조해 주신 대통령과 카자흐스탄에 매우 감사하다"며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이 정말 위대한 대단한 역사의 인물이며,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홍범도 장군의 기념물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 양국 관계를 더욱더 잘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너무나 상징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홍 장군의 사망 진단서와 말년에 수위장으로 근무했던 고려극장의 사임서 등 2건의 사료를 전달했다.
 
양 정상은 17일 정상회담 직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의의 평가를 비롯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 재확인, 실질 협력 확대, 한-중앙아시아 협력 강화 등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담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에 관한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공화국 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아울러 홍범도 장군의 카자흐스탄 묘역 관리·지역개발사업 내용을 비롯해 기록관리 협력·무역 협력·수자원관리 협력·경제협력위원회 설립 등 양해각서(MOU) 5건에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7일 청와대 본관 앞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공식환영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박주용

꾸미지 않은 뉴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