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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기업, 상술보다 기업가정신이 먼저다사진/이의준 중소기업정책개발원 규제혁신센터장택시를 탔다. 쉬지 않고 콜이 울렸다. 택시기사의 설명이 재밌다. 다른 기사들보다 먼저 카카오T의 서비스를 이용하니 매출이 올라 즐거웠다고 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돈만 많이 나가지 매출이 늘지는 않는단다. 그 사이 카카오는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하며 불과 몇 년 만에 15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최대 규모의 재벌급 반열에 올랐다.  한 소기업 사장님의 하소연도 들었다. 소비제품을 만들어 파는데 영업한계를 극복하고자 네이버를 이용했다. 자신의 회사명과 상품명이 검색됐다. 매출도 조금 늘어 기대가 컸다. 그런데 고민이 생겼다. 소비자들이 클릭만 하고 구매하지 않아도 비용이 빠져 나갔다. 그 비용이 매월 수백만 원에 달해도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상위광고에 오르려고 추가비용을 지출해야 하나 여간 고민이 아니다. 네이버는 올해 6월 기준 매출대비 순이익이 3300억원, 순 이익률이 32%를 넘는다. 자본금보다 이익잉여금이 무려 1450배에 달한다.  코로나로 힘든 서민층에 엎친 데 겹친 격으로 ‘플랫폼기업의 폭식’이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불과 수년전,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이 만능이라며 전문가와 기업들이 성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신산업과 신기술기업의 자유로운 활동과 육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흘러 나왔다. 규제샌드박스를 비롯해 각종 규제법령 폐지·개정은 물론 공무원들의 적극행정까지 주문했다. 신산업과 신기술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과 규제해소’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다. 규제개혁위원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ICT, 혁신금융, 바이오, 스마트시티 등 신산업분야의 규제완화요구는 93%가 해결됐다. 이 중 50% 정도가 ICT와 혁신금융의 분야로 나타났고 모빌리티와 같은 분야도 다수였다. 시장에서는 진입장벽 해소, 인허가요건 완화, 투자자금 공급이 이뤄졌다. 관련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주식가격 또한 하늘 높이 치솟았다. 규제의 틀을 벗어난 기업들의 상당수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존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혜를 받아온 일부기업군이 최근 도마에 오른 것이다. 바로 일부의 ‘플랫폼공룡’이다. 플랫폼경제는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으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과도한 양적 팽창으로 인해 이제는 독·과점의 상태에 이르렀다. 이미 예상됐던 문제다. 독·과점의 부작용이 속출해 사회적 비난을 초래했고 결국 정부의 규제에 직면하게 됐다. 최근 한국 정부는 구글법을 통과시켰고, 미국에선 4대 플랫폼기업(GAFA)을 겨냥한 규제입법이 이뤄지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다.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나 기업이 나타나면 육성책과 더불어 사회적 기여나 폐해의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사후 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모습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는가? 제대로 된 사전규제가 불가능했을까?     플랫폼서비스의 패턴은 비즈니스모델의 개발, 자본유입, 초기 무료서비스 제공, 충분한 데이터 확보, 대형자본투입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시장지배적인 위치에 오르게 되면 가격은 공급자가 정하기 나름이고, 소비자 또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게 된다. 서비스에 대한 초기 만족도는 감소하며, 가성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 다음은 ‘울며 비싼 겨자 먹기‘에 처하게 된다.  플랫폼기업은 4차 산업시대 뉴노멀에 부합하는 사업체다. 이들의 역할과 사회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 좋은 플랫폼기업의 탄생과 고도성장은 찬사와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나 대중의 기대와 평가는 냉혹하다. 다수의 실망과 불편함이 발생하거나 승자독식의 행태가 심해지면 반발과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플랫폼 기업들 소수가 비즈니스의 스킬과 성취욕에 사로잡혀 성장하는 건 좋다. 그러나 강한 네트워크의 구축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면 높일수록, 다수의 상대적 약자에게 수수료를 챙기며 ‘돈 따먹기’ 시합을 하면 할수록, 자본력으로 경쟁자의 진입을 원천봉쇄하거나 억제할수록 비즈니스순항은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 대두되는 ESG(사회·환경·지배구조) 경영의 시대정신과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플랫폼과 비교하면 “아직도 배고프다”고 할지 모른다. 차라리 국내시장에서 포식하려 하지 말고 배고픔을 글로벌 시장에서 해결하길 바란다. 정부도 규제의 양면성을 제대로 살펴서 사전·사후적으로 적절하게 규제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 글로벌 시장진출기업에 대한 규제는 과감하게 완화하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사후수습책으로 적당히 ‘하는 시늉’이나 푼돈 몇 푼으로 ‘생색내기’로 봉합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의준 중소기업정책개발원 규제혁신센터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속한 세대교체 필요성 “남양유업 사태는 고령 오너의 흐려진 판단력에서 나온 것이다. 세대교체가 필요함에도 부모가 자식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다.” 최근에 만난 한 취재원은 남양유업이 벌인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이 같이 평가했다. 세대교체가 적절한 시점에서 이뤄지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인데 홍 회장이 자식들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자신이 쥐고 있었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그의 분석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건 남양유업이 3세 경영을 위한 행보가 늦다는 지적이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홍원식 회장은 현재 72세다. 199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니 30년 이상 경영 일선에 있던 만큼 승계 작업을 진행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지분구조를 보면 얘기가 다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가진 남양유업 지분은 53.08%다. 홍 회장을 비롯해 부인, 동생, 손자가 가지고 있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와 차남 홍범석 본부장이 가진 지분은 없다. 보수적인 경영 기조에 맞춰 장자승계가 원칙이겠으나 장·차남 둘 다 보유 지분이 없는 만큼 승계 구도는 명확하지 않다. 오너가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세대교체가 늦어지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 롯데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3년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11개의 계열사 등기이사로 근무하며 경영권을 쥐고 있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의 나이는 92세였다. 고령임에도 후계 구도를 명확히 정해주지 않은 가운데 건강이 악화되면서 결국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다툼, 이른바 형제의 난이 일어났다. 형제 간 경영권 다툼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은 탓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하는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주요 200대 그룹을 포함해 주요 중견·중소기업의 오너가 임원들을 조사한 결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사람은 22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재계에서 세대교체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AI 등 기술 발달에 따른 디지털 전환으로 시장 전 영역이 급변하고 있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들이 분리된 영역을 하나로 융합하면서 시장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경영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젊은 오너가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는 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일 것이다. 10명 중 3명이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오너 임원이라는 한국CXO연구소의 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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