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뉴스통 뉴스 카페

북러 밀착과 한국의 유라시아대륙 외교6월 19일 평양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러동맹의 복원을 선언했다. 1961년 조·소 동맹조약이 소련 붕괴 이후 2000년에 북·러 조약으로 대체되면서 군사적 상호 원조 의무가 사라진 상태였는데, 금번 2024년 신조약으로 양국 관계가 명실상부한 동맹관계로 격상된 것이다. 탈냉전 이후 러시아는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 정책을 표방해 왔으나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을 우선시해 온 바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전쟁 여파로 러시아의 대한반도 정책에서 일대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제 북한은 더 이상 고립된 문제 국가(trouble maker)에서 벗어나 중국 외에도 강력한 군사적, 경제적 후원 국가를 확보한 지위로 올라선 셈이다. 북한으로서는 탈냉전 이후 최고의 지정학적 환경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북 제재가 무력화된 것이 중요하다. 중국조차도 서방의 눈치를 보느라 유엔의 대북 제재를 큰 틀에서 준수해 온 마당에 러시아가 대놓고 제재를 비웃게 됨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에너지,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군사적으로는 국가 생존에 대한 안보상의 안전감을 높였다는 데 금번 조약의 의미가 있다. 이미 핵 무력 고도화를 통해 물리적, 내적 억제력 극대화에 매진해 온 북한은 미국에 버금가는 핵 강대국인 러시아와 동맹관계를 복원함으로써 외적 억제력까지 보탤 수 있게 되었다. 미국과 북한 간의 좁힐 수 없는 핵 능력의 비대칭성을 고민해 온 김정은으로서는 러시아의 군사원조 약속이야말로 북한이 추구하는 억제력의 정치·군사적 완성의 의미를 갖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중대한 함의를 갖는 북러동맹 복원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윤석열 정부는 북러 조약 체결을 시대착오적으로 비판하며 초강경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제공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러 관계가 더욱 급전직하하는 모양새다. 정부와 국내 보수 여론은 북중러와 한미일 대결 구도가 굳어졌고, 러시아가 한국에 대한 레드라인에 근접했기 때문에 대러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대러 독자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직접 제공, 그리고 한미일과 나토 안보협력 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세 인식과 대응책에는 문제가 있다. 먼저 국제질서의 진영화가 심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냉전 시대의 북중러와 한미일 대결 구도가 재현되었다는 인식은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중국은 북중 관계, 중러 관계 등 북한과 러시아를 쌍무적으로 상대하고 있을 뿐, 북중러 삼각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한과 러시아와는 다르게 유럽과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조절이 여전히 중국의 발전 전략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러 밀착에도 불구하고 한러 관계 관리에 대한 러시아의 관심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러시아 시장에 철수하는 한국 기업을 대체하여 중국 기업이 진출하는 것도 러시아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안보적 관점에서도 한러 관계 관리는 중요하다. 금번 북러 조약 제3조를 보면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는 경우”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고 “쌍무협상통로를 가동시킨다”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한러 관계가 좋다면 러시아를 지렛대 삼아 유사시 한반도 위기관리를 시도할 수 있는 유용한 기제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서서 한러 관계를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라고 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실행하는 순간 대러 레버리지는 상실되고, 한러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러 관계의 악화에는 윤석열 정부의 책임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크라이나전쟁의 여파가 북러 밀착의 직접적 계기이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전격적인 키이우 방문, 나토 정상회의 연속 참석, 우크라이나에 대한 간접적 무기 지원 등 반러시아 행보도 푸틴의 전략적 결정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의 북방외교가 일궈온 한러 관계가 망가지면서 러시아 시장을 잃고 있고, 정치·안보적으로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전쟁의 와중에 한국이 미국의 세계 전략에 동조하면서 한중 관계, 한러 관계에서 동맹의 연루 비용이 커진 탓이다. 강대국 세력권이 부딪히는 지정학적 중간국으로서 강대국 경쟁에서 파생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리하지는 못할망정 그 부담을 더욱 자초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전쟁의 향배나 미러 관계에도 큰 변화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적대적인 대러정책으로 중러 관계만 밀착시켰다는 게 트럼프 진영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진영경쟁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다가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해륙국가인 대한민국이 인도·태평양이라는 반쪽 정체성에 갇혀 우리의 외교 지평을 스스로 좁히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할 때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 


빗장 풀린 레임덕 '권력 사유화의 끝판왕·정권 몰락의 신호탄…' 고삐 풀린 공적 시스템 파괴. 민주주의 역주행. 유린당한 법치주의. '무능·무지·무도'가 여권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베일에 싸인 비밀주의가 판쳤습니다. 모든 이슈마다 특별검사(특검)와 국정조사 등 비상한 해법만 난무합니다. 국정 곳곳에 벼랑 끝만이 도사리고 있는 셈입니다. 꼬일 대로 꼬인 국정 난맥상의 출구전략은 없습니다.  예고된 '국정 파탄'…정점에 '검사동일체' 그 시작은 국가 권력의 사유화였습니다. 주체는 윤석열 대통령. 국가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검찰주의'를 꺼냈습니다. 취임 2년 차 때 검찰 출신 고위공직자만 183명(참여연대의 검찰 출신 고위공직자+검사·검찰수사관 외부 파견 현황·2023년 11월 14일 기준)에 달했습니다.  서초동 권력의 핵심은 검사동일체. 본질은 법치의 외피를 쓴 무소불위 권력 행사. 검사동일체를 밑자락에 깐 그들만의 비밀주의. 윤석열정권의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암막의 리더십이자 횡행하자, 국정 시스템에 금이 갔습니다. 공유 리더십도 윤리적 리더십도 더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비뚤어진 도덕적 신념과 틀어진 자의 인식만이 판쳤습니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엔 음모론의 덫을 씌웠습니다. 일명 '채 상병 사건'(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에선 런종섭 사태 등 엉성한 시나리오로 일관, 수사외압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임성근(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에 놀아난 용산 게이트'라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묵묵부답한 채 15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정치뿐만이 아닙니다. 의료대란에 불을 지른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임기 초 뒤집힌 만 5세 조기 취학과 주 69시간 근무제. '부실·졸속·밀실' 행정인 의대증원은 전형적인 정책 실패 교과서라는 오명을 떠안았습니다. 만 5세 조기 취학은 아동 발달을 무시한 강남 학부모 발상, 주 69시간 근무제는 노동자 경시에서 나온 전형적인 탁상공론입니다. 한·미·일 편향 외교를 앞세워 한반도 '최후 안전핀'(9·19 군사 합의)까지 뽑아버린 외치는 최악 중 최악입니다. 김건희 등장…박근혜 그림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잊을만하면 툭 튀어나오는 무협지의 궁중 암투설. 그 중심에 있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공직사회를 '3(밥값)·5(선물)·10(경조사비)' 법칙으로 이끈 일명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김 여사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건희권익위'로 전락했습니다. 그 사이 윤 대통령은 '김건희 지키기'의 최전선에 섰습니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담은 '김건희 특검법'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습니다. 거부권도 행사했습니다. 4·10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 친인척 감찰' 기능은 쏙 뺀 채 민정수석실을 부활했습니다. '김건희 일가 지키기'만큼은 진심인 셈입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김 여사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도 난데없이 껴들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공식 라인을 건너뛴 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가감 없이 문자를 보내는 영부인. 취임 초부터 김 여사와 묶인 무속인 천공의 그림자. V(대통령)1을 넘어 V0로 불리는 김 여사. 박근혜정권 때 등장한 '서열 1위 최순실·2위 정윤회·3위 박근혜'의 데자뷔 아닌지요. 윤 대통령님, 차라리 부작위 하십시오. 비아냥이 아닙니다. 역대 정권마다 작위의 흔적을 지우면서 업적이 된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헌정사 첫 문민정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군인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하나회 척결의 대서사를 썼습니다. 당선 전 전두환·노태우 특별사면을 건의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 유혹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동원을 거부했습니다. 팬덤 정치에도 휘둘리지도 않은 결과,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꾀했습니다. 역설적으로 권력은 절제의 힘에서 파생합니다. 부작위 여백을 국정에 허용하지 않는 순간, 기다리는 것은 단 하나. 그것뿐입니다. 최신형 정치정책부장


뉴스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