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추락에…이커머스 지각변동
입력 : 2024-07-26 16:15:35 수정 : 2024-07-26 18:50:21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티몬과 위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유동성이 막힌 티몬과 위메프의 고객 이탈이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와 쿠팡·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실정인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 선택의 폭이 제한돼 권익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모기업 큐텐이 이렇다 할 대책을 현재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건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대형 유통 기업이나 사모펀드 등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는데요.
 
티몬이 환불 접수를 하기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소비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티몬이 지난해 4월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티몬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80억원에 불과합니다. 현금화가 가능한 매출채권 및 기타 채권액은 197억원대이며, 티몬이 지난 수년 간 지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살펴보면 현금을 동원하기 녹록지 않은 실정인데요.
 
티몬 및 위메프 플랫폼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대거 이탈할 경우, 이들 수요는 대형 업체인 쿠팡이나 C커머스 등으로 넘어가는 것이 유력시됩니다. 이커머스 업계가 소수 강자들 위주로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죠.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앱 순위는 1위는 쿠팡이 3129만명, 2위 알리익스프레스가 837만명, 3위 테무가 823만명, 4위 11번가712만명, 5위 G마켓497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티몬은 437만명으로 6위를 기록했으며 위메프는 432만명으로 7위로 머물렀습니다.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수년간 이미 강자들 위주로 공고해지는 추세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C커머스의 공습이 더해지면서, 공룡 이커머스들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도 거세졌는데요.
 
쿠팡이 오는 2027년 전국민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제공하겠다며 2026년까지 3조원 투자를 밝힌 점이 대표적 예입니다. 쿠팡은 신규 물류 센터 8곳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업계 공룡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쿠팡과 더불어 국내 최대 포털 운영사인 네이버도 이번 사태로 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시장이 소수로 재편되는 것은 소비자 권익이나 혜택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여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최근 쿠팡이 멤버십을 58%나 인상했다. 소비자가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이커머스가 있어야 하는데, 시장이 소수의 공급자로 재편된다면 소비자는 소수의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권익면에서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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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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