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대체 코로나 항체치료제…"방법도 목적도 다변화"
셀트리온, 흡입형 임상 중…칵테일 요법 최종형
GSK, 근육투여 임상…예방 치료제 도입 논의 중
입력 : 2022-02-08 15:30:00 수정 : 2022-02-08 15:30:00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셀트리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전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치료·예방 수단이 나온 가운데 치료 방법 중 하나인 항체치료제에서도 투여 방식과 사용 목적 등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최근 호주에서 진행 중인 흡입형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시험 1상에서 모든 참여자 대상 투약을 마무리했다.
 
흡입형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은 셀트리온과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가 공동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치른 임상 1상 결과 흡입형 항체치료제 투여군에서 약물로 인한 중대한 이상사례, 이상사례로 인한 투약 중단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이 확인됐다.
 
셀트리온과 인할론 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흡입형 치료제는 기존 국내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와 투여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렉키로나는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정맥을 통해 주사하는 반면 흡입형 치료제는 코에 분사하는 방식이다.
 
흡입형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폐나 호흡기 점막에서부터 바이러스를 포획하는 '트랩핑(muco-trapping)' 기전을 통해 바이러스를 빠르게 무력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폐에 직접 국소적으로 항체를 전달하는 특성상 정맥주사에 비해 적은 양의 항체로 동등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이 구상 중인 항체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 최종형은 칵테일 요법이다. 흡입형 항체치료제에 또 다른 후보물질 'CT-P63'을 추가하는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CT-P63은 다양한 변이에 대해 중화능을 보이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셀트리온은 보스니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등 3개 국가에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임상 3상 계획(IND)을 제출한 상태다. 앞으로는 임상 국가 수를 넓혀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22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치를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흡입형 항체치료제는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CT-P63을 추가한 칵테일 흡입형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에도 돌입해 편의성과 변이 대응력을 높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며 "향후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환자 모집 및 글로벌 임상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최단 기간 내 중간 결과 확보를 목표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셀트리온과 달리 같은 치료제를 정맥과 근육에 사용할 수 있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GSK가 비어 테크놀로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VIR-7831(GSK4182136, 성분명 소트로비맙)'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2상이 완료돼 데이터 도출을 앞두고 있다.
 
GSK-비어 테크놀로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VIR-7831(GSK4182136)'. 사진/GSK
앞서 GSK는 VIR-7831을 정맥주사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뒤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바 있다. 유럽에선 승인 권고까지 나왔다. 이번 임상은 기존 투여방식인 정맥주사와 근육 내 주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하는 시험으로 진행됐다.
 
지금까지 공개된 임상 평가를 보면 GSK는 정맥투여군과 근육 내 투여군과의 바이러스학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VIR-7831을 정맥에 투여한 그룹과 근육에 투여한 그룹 모두 같은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는 뜻이다.
 
GSK는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진행 중인 임상을 마치는 대로 최종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GSK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2상 최종 데이터를 동료 평가(peer review) 저널에 게재할 예정"이라며 "연내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셀트리온, GSK와 달리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성분명 틱사게비맙·실가비맙)'를 내놓았다.
 
아스트라제네카 예방용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이부실드'.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예방용 항체치료제는 일종의 백신 역할을 하는 치료제다. 백신이 몸 안에 주입돼 스파이크 단백질(코로나바이러스 돌기 부분)을 생성하는 반면 예방용 항체치료제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항체를 직접 몸 안에 주입하는 점이 다르다.
 
아스트라제네카 이부실드는 백신을 대체하는 유일한 수동면역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노출 전 예방 목적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생산은 국내에서 이뤄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원료 형태로 이부실드를 공급하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를 받아 충진·포장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도입될 경우 기저질환 등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이들에게 대체요법으로 쓰일 수도 있다. 면역저하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통한 항체 형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이부실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단, 접종 후 T세포로도 면역반응이 이어지는 백신과 달리 이부실드로 형성된 항체 지속기간은 6개월이다. 이 기간을 넘기면 다시 투약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 당국은 이부실드 도입을 놓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면역저하자들에게 투여하기 위해 국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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