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고수' 김오수, '윤석열 정부'와 불편한 동거 가능할까
법조계 "거취 결정은 본인이…검찰 부담 줘선 안 돼"
"거취 논란 확산 전 스스로 사퇴해야" 의견도
전 검찰총장 "신구세력 다퉈서야…협의·양보 필요"
입력 : 2022-03-17 06:00:00 수정 : 2022-03-17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민의힘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김오수 검찰 총장이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윤석열 정부'와 불편한 동거가 가능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법조계에서는 임기가 보장된 만큼 김 총장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고 보는 측이 있는 반면 정치권을 비롯한 검찰 안팎의 압력을 생각하면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 총장은 16일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럴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힘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김 총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김 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김 총장의 완주 의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장에 대해 친정권 성향이 강하다고 보고 있어 새로운 정부에서 함께 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김 총장이 후보자일 때부터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해왔다.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선다면 검찰의 독립을 강조해 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철학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검찰 수장인 총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의 중립과 독립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면서 정작 검찰총장 임기는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정치권이 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총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지만 정치권이 압력을 넣는 것은 검찰을 자신들의 손에 쥐고 흔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거취는 온전히 김 총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변호사도 김 총장이 임기를 다 마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 총장이 편향됐는지를 떠나 '윤석열 정부'가 원하지 않는 총장으로 자리에 앉아 있으면 검찰 안팎에서 여러 잡음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담과 검찰 조직의 안정 등을 생각해 새 정부 출범 직후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차장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김 총장의 행보를 되돌아볼 때 새 정부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만큼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느냐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쪽이 많을 것"이라며 "거취 논란이 크게 확산하기 전에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 총장이 임기를 끝까지 마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법과 원칙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나 평소 성정을 고려할 때 김 총장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차장 검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임기가 보장돼 있으니 본인의 의지가 있으면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며 "다만 국민의힘 반대쪽에 있는 정치권이 얼마나 방어를 해주고 여론의 강한 지지를 받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김 총장의 거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 검찰총장 중 한 인사는 "어떻게 하는게 옳은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정권이 바뀌면서 신·구세력이 다투고 잡음이 나오기보다 협의와 양보를 통해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총장 스스로 용퇴를 하면 모르지만, 이를 새정부 측이 압박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른 검찰총장은 "(김 총장의 거취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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