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국내 생산까지…중국산 상용전기차 공세 거세진다
이브케이엠씨·대창모터스 군산서 조립생산
중국산 수입차 첫 1만대 돌파…전기버스·소형화물차 견인
입력 : 2023-03-02 06:00:00 수정 : 2023-03-02 0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상용전기차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산 이미지를 벗고자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2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업체 동풍소콘(DFSK)의 전기차 공식수입원 이브이케이엠씨(EVKMC)는 지난달 21일 'EC35 2밴(마사다 2밴)'환경부의 소음·배출 인증을 마쳤습니다. 이는 제조사가 신차 공식 출시 전 이행해야 하는 절차 중 하나인데요.
 
이브이케이엠씨는 지난해 3월 '마사다' 브랜드를 달고 중국에서 수입한 2, 4인승 밴과 화물 트럭 등 3종을 출시했습니다. 동풍소콘에서 제작한 것을 완성차로 형태로 들여와 판매해왔습니다.
 
이브이케이엠씨(EVKMC)가 수입해 판매 중인 '마사다 2밴'.(사진=이브이케이엠씨)
 
마사다는 지난해 1200여대가 팔리며 수입 상용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2밴의 경우 가격이 3780만원인데 국고보조금 1124만원을 받아 지차체별 보조금까지 더하면 약 2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브이케이엠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명신 군산공장에서 국내 위탁생산을 시작, 중국에서 차체와 배터리 등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생산(CKD)에도 나섰습니다. 국내에서 생산한 차를 판매하려면 환경부의 소음·배출 인증을 마쳐야 하는 만큼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창모터스도 지난해 8월 소형 전기화물차 '다니고-C'와 소형 전기탑차 '다니고-T'를 출시했습니다. 두 차량 모두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국내(진천공장)에서 조립한 뒤 판매합니다. 배터리만 국산이죠. 오는 6월 군산공장 준공도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중국산이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전기버스 중 중국산 비중은 48.7%에 달합니다.
 
중국 전기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저렴한 가격 때문인데요. 하이거, BYD, 황해자동차 등 주요 중국 전기버스 업체들은 국내 총판 업체를 통해 수출합니다. 대당 수입단가는 1억5000만원 수준으로 3억원 초중반인 국산 전기버스에 비해 절반가량 저렴하죠.
 
국내 수입되는 중국 전기버스 브랜드도 13곳에 달하는 반면 국산은 현대차,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 자일대우 등 4곳에 불과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모델이 다양해 중국산 버스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죠.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는 전기 승용차 보다 제작이 쉽고 부품 수도 훨씬 적다"며 "비슷한 성능 수준에서 가격이 저렴한 만큼 중국산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YD 전기버스 eBus-12.(사진=BYD)
 
버스·소형화물차 확대…줄어든 보조금 변수
 
이에 따라 중국산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도 크게 늘었는데요. 지난해 중국산 수입차는 전년 대비 154.5% 증가한 1만2727대로 처음 1만대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중국산 소형화물차가 1768대로 전년 73대 대비 크게 늘은 가운데 중국산 전기버스는 2021년 20종에서 지난해 29종, 전기 소형화물차는 2종에서 8종으로 확대됐습니다.
 
전현주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전기상용차는 국내 완성차 기업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2020년 이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전기트럭이 수입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올해 중국 전기차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조금 제도가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전기화물차의 경우 보조금 상한선이 소형 1200만원, 경형 900만원, 초소형 55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0만~200만원 줄었습니다.
 
소형 기준 500만원이던 기본보조금이 폐지되고 전액 성능에 따라 지급하는데 '1회 충전 주행거리 250km'까지 보조금을 달리 지급됩니다. 정비·부품관리센터와 정비이력 전산관리센터 유무에 따라 보조금도 달라집니다. 실제 마사다 2밴의 경우 지난해 국고보조금 1400만원에 올해 1124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전기버스의 경우에는 보조금 7000만원은 유지됐지만 배터리 효율성 확보를 위해 에너지 밀도에 따라 차등을 둡니다. 에너지 밀도가 500Wh/ℓ 이상이면 100%, 450~500Wh/ℓ 미만이면 90%, 400~450Wh/ℓ 미만일 경우 80%, 400Wh/ℓ 미만이면 70%만 줍니다. Wh/ℓ는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뜻하는데요. 밀도가 높을수록 부피 대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중국산 버스에는 400Wh 미만으로 낮은 리튬인산철(LFP)배터리가 장착됩니다.
 
상용차 시장에선 가격과 성능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인 만큼 보조금이 줄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또 중국산 차량에 대한 품질과 AS 네트워크는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 충전 주행거리나 여러 가지 성능 등에서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AS가 발생했을 때 대처 문제가 중국에 대해서는 아직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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