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두달 연속 '경기둔화'…수출·내수 부진에 금융불안까지
기재부 "수출 반등하는 모습 없어"…2개월째 '둔화' 평가
1월 소매 판매, 전월 대비 2.1% 감소…"회복 속도 완만"
반도체 부진 영향 2월 수출 7.5%↓…일평균 수출 15.9%↓
입력 : 2023-03-17 11:36:33 수정 : 2023-03-17 11:36:3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두 달 연속으로 현 경기를 ‘둔화’라고 진단했습니다. 물가 상승세는 주춤한 모습이나 거듭되는 수출과 내수 부진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의 만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과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선 1월 경제동향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달에는 '우려 확대'에서 '둔화'로 경기 상황에 대해 더 높은 수위로 진단했고 이달에도 '경기 둔화'로 진단한 상황입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과장은 2달째 경기 둔화로 평가한 것에 대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수출이 나빠지는 모습이 계속 나타났고 추가로 더 나빠지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크게 반등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단 수출 부진이 가장 경기 둔화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가파른 회복세는 아닌 상황이다. 굉장히 완만하고 월별로 보면 지난 1월 소매 판매에서 나타났듯이 어떤 특정한 요인에 의해서 바로 주춤하거나 꺾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어 소비 부분이 전반적으로 주춤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올해 1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보면 광공업 생산(2.9%)과 서비스업 생산(0.1%) 등의 증가로 전 산업 생산이 전월보 0.5% 늘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에서 줄었지만 광업·제조업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7% 감소한 수준입니다.
 
1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1% 늘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증가했습니다. 도소매업(3.7%)은 증가했지만 금융·보험업(-5.0%), 교육서비스업(-0.8%) 등은 감소했습니다.
 
2월 서비스업은 일평균 주식거래대금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고속도로 통행량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과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1월 소매 판매는 내구재(-0.1%), 준내구재(-5.0%), 비내구재(-1.9%) 판매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2.1% 감소했습니다. 2월 소매 판매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과 백화점 매출 증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예상됩니다.
 
또 1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 장비(15.9%) 투자가 늘었지만 기계류(-6.9%) 투자가 줄면서 전월 대비 1.4% 감소했습니다. 1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0.3%) 공사 실적이 줄었지만 건축(5.9%)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월 대비 1.8% 증가했습니다.
 
올해 2월 수출은 반도체 등 IT 제품의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월보다 7.5% 감소한 50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조업일 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9% 줄었습니다.
 
2월 심리지수는 엇갈렸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0.2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반면 기업심리실적지수(BSI)는 전월과 같은 69, 전망지수(BSI)는 3포인트 하락한 71로 나타났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올해 1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향후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각각 하락했습니다.  
 
올해 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2000명 늘었습니다. 취업자 수 증감 폭은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3.1%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농·축·수산물의 안정세 등으로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4.8%로 소폭 줄었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상승했습니다.
 
2월 중 코스피지수는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 우려 등으로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 등으로 상승했습니다. 2월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고용,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경제 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장기화 우려 심화 등으로 1월 말 대비 상승했습니다.
 
특히 SVB 파산이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국내외 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관리해 나갈 방침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민생 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수출·투자 등 경제 활력 제고와 3대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 체질 개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과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백화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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