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전 정부 출신 사외이사 사임…KT 비상경영체제 돌입
구현모 대표에 이어 전 정부 출신 사외이사들도 사임
박종욱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TF 통해 대표 선임기간 최대한 단축
입력 : 2023-03-28 17:52:02 수정 : 2023-03-28 17:52:0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대표이사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문재인정부 출신으로 꼽히는 KT 사외이사들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습니다. 차기 대표 선임을 놓고 정부와 여권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기에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해 경영 안정화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KT는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 속에서 성장지속 태스크포스(TF)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만들고, 경영 공백 기간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구현모 대표에 이어 전 정부 출신 사외이사들도 사임 
 
KT는 28일 구현모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구현모 대표의 임기는 오는 31일 주주총회까지지만, 차기 대표 선임이 난항을 겪으면서 KT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KT가 조기 경영 안정화에 나설 수 있도록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입니다. 
 
구현모 KT 대표(가운데)가 2월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 참석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또한 김대유 사외이사와 유희열 사외이사도 최근 일련의 과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렸습니다. 김대유 사외이사는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유희열 사외이사는 문재인정부 대선 캠프 출신으로, 김대중정부 때는 과학기술부 차관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앞서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강철 사외이사도 사퇴한 바 있습니다. 
 
KT 공시에 따르면 사외이사 사임으로 이사회에 남은 사외이사는 총 4명입니다. 강충구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여은정 사외이사, 표현명 사외이사, 김용현 사외이사입니다. 이 가운데 1년 임기가 남은 김용현 이사를 제외한 3명의 사외이사들은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올라간 상황입니다. 이 4명의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외이사를 추천받아 KT 이사회가 꾸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종욱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TF 통해 대표 선임기간 최대한 단축  
 
KT는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대표이사 유고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정관 및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의거해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게 됐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아울러 KT는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전사 경영·사업 현안을 해결하고,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TF와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성장지속 TF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서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합니다. 
 
특히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전문기관을 활용해 지배구조 현황 및 국내외 우수 사례 등도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KT 이사회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변경된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인 점을 감안 시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 박종욱 사장은 "현 위기 상황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임직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 KT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고객과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지배구조로 개선하고 국내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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