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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의 행보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3일(화) 토마토Pick에서는 바그너 그룹의 역사와 문제점, 그리고 국제사회의 시선 등을 정리해봤습니다.
바그너 그룹이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 PMC)을 말합니다. 전직 군인, 특수부대 출신 등이 주요 구성원으로 러시아 특수부대 지휘관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이 2014년에 설립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권 침해 우려가 있는 전쟁에 러시아군 대신 투입되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사업가 예브게이 프리고진이 이 그룹에 자금을 대고 있어 서방에서는 사실상 푸틴의 사병조직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그너'란 명칭은 아돌프 히틀러가 좋아했던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에서 유래한 것인데요. 한국 언론에서는 로마자 이름을 영어식으로 읽어 '와그너 그룹'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역사
투입된 전쟁은?
이들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무력합병이 있었던 2014년입니다. 당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을 도와 우크라이나군에 맞섰는데요. 이후에도 시리아,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말리, 모잠비크 등 중동·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며 친러 정권 지원활동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원 채굴권 등을 대가로 받아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했죠. 때문에 일부 현지매체(메두사·에코 오브 모스크바 등)는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 그룹이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바그너의 핵심인물인 프리고진이 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해당 언론사들을 고소하기도 했죠.☞관련기사 한편 바그너 그룹이 개입한 전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리아 내전
-사헬 내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전
-말리 내전
-남수단 내전
-제2차 리비아 내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바그너 그룹이 비판받는 이유
-학살 등 각종 전쟁 범죄 : 이들이 전장에서 주도적으로 전쟁 범죄를 일으킨다는 점 때문에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외신들은 바그너 용병들이 남아프리카, 중동 등 수많은 전장에서 포로와 민간인들을 상대로 고문 및 성폭행, 대규모 학살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죠.☞관련기사
-전쟁범죄 책임 회피 수단 : 공식적으로 바그너 전투원들은 정규군이 아닌 용병이기 때문에 이들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러시아는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군은 국내법상 징병 병력을 전투에 투입할 수 없는데, 부족한 병력을 바그너 그룹을 통해 보충받아 전쟁이 장기화되는 문제도 있습니다.☞관련기사
-죄수 부대 운용 : 러우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바그너 그룹은 줄어든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 교도소에서도 인원을 모집했습니다. 사면과 높은 급여를 조건으로 중범죄자들과 거래를 한 셈인데요. 문제는 살인범, 마약상 등 흉악범까지 징집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이 전장에 투입되는 것도,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나오는 것도 시민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밖에 없죠.☞관련기사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 경감 :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바그너 그룹은 단순한 용병 공급 회사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푸틴의 야망을 실현해주는 거대 기업이 되고 있다"고 짚었는데요. 매체는 바그너가 최근 수단분쟁에서 수익성 높은 금 채굴권의 대가로 수단에 장갑차와 훈련을 제공했으며 미 행정부는 금 채굴 등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이 푸틴 수중으로 들어가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 효과를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프랑스 외인부대와는 어떻게 다를까?
한편 바그너 그룹은 다국적 용병부대라는 특징 때문에 종종 외인부대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외인부대란 특정 국가의 정규군대 중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들로 구성한 부대를 말하는데요. 특히 프랑스 육군소속의 외인부대가 세계 각국 외인부대 중 인지도가 높습니다. 다만, 구성원의 출신지가 다양하다는 점을 빼면 두 그룹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입대자격 : 바그너 그룹은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죄수는 물론, 노인까지 모집을 허용했다는 소식까지 들리는 반면☞관련기사 프랑스 외인부대는 타국적의 18~40세 신체 건강한 남성으로 모집인원을 선별합니다. 또한 프랑스어 교육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언어구사능력도 입대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분 : 바그너 그룹 소속 용병(민간군사기업 사원)들은 정부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군 대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다만, 외인부대는 구성원이 외국인일뿐, 엄연히 정부 소속이기 때문에 정규군과 같은 대우를 받습니다. 따라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은 포로가 되더라도 제네바 협약에 의거한 포로대우를 받을 수 없지만, 외인부대는 국제법상 정규 군인들로 분류되어 제네바 협약에 의거한 포로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방국가들, 테러집단으로 규정
이렇다보니 당연히 바그너를 향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미국 : 국무부는 일찌감치 바그너를 국제 범죄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영국 : 영국도 바그너를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해 대러 제재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는데요. 뿐만 아니라 바그너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바그너 로고를 게시하는 행위도 범죄로 규정할 것으로 보입니다.☞관련기사
-프랑스 : 프랑스 의회도 바그너 그룹의 테러단체 지정을 유럽연합(EU)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결의안 작성자인 집권 여당의 뱅자맹 하다드 의원은 바그너 그룹이 학살과 약탈을 자행하면서 폭력과 불안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결의를 계기로 EU 27개 회원국이 바그너 그룹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프랑스 의회의 결의안 채택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다른 나라의 동참을 촉구했습니다.☞관련기사
현재 활동 중인 민간 군사기업
-블랙워터(미국) : 전직 SEAL 대원들이 주축이 돼서 만들어진 사설경비, 경호, 군사훈련 사업체. 본사는 미국 버지니아 주 매클레인 있습니다.
-제어 리스쿠스(영국) :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금융 기관, 정부 기관 등을 둘러싼 범죄, 테러 전쟁, 내란 등 다양한 위험의 조사 및 분석, 대응하는 종합 리스크 관리 컨설팅 기업입니다.
-가르다 월드(캐나다) : 본사는 퀘백 몬트리올이며 140개 도시와 28개 미국 주요 공항의 경비를 맡고있습니다. 복잡한 고객 정보 관리와 위기 관리 시장의 전문화를 목표로 합니다.
-세큐리타스 AB 사(스웨덴) : 스웨덴 헬싱 보리에서 1934년에 설립 된 국제 민간 군사 기업으로 순찰, 가정용 경보 시스템, 도둑 감시, 보안 컨설팅 등을 실시하는 기업입니다.☞관련자료
'돈'에 움직이는 바그너
'영웅' 포장되는 일 없어야
결국 대우도 인식도 모두 정규군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군사기업인 바그너 그룹은 철저하게 돈에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죄수들도 높은 급여와 사면을 제시받아 전장에 나섰고, 드미트리 우트킨과 함께 사실상 바그너의 수장인 프리고진은 분쟁 지역 등에서 석유, 금광, 다이아몬드 광산 등 각종 이권 사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었죠.☞관련기사 문제는 크렘린궁(대통령실)이 이들을 국익을 위해 헌신한 영웅으로 묘사했다는 점인데요. 또한 바그너 그룹 수뇌부들도 자신의 회사를 '러시아의 기둥'이라고 칭하며 그룹 설립 이유를 "러시아인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죠.☞관련기사 전쟁의 대표적인 명분이 국익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민간기업의 수익·범죄활동이 국익·영웅 등의 단어로 포장되는 일이 더는 없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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