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비 41%까지 줄였다…허리띠 졸라매도 OTT 적자
적자 지속에 비용효율화 나서며 광고선전비 대폭 삭감
콘텐츠 수급료는 지속 상승…티빙, 전년 대비 31% 증가
티빙·웨이브 매출 3000억 돌파에도 영업손실 지속
비용 모조리 자른 왓챠는 매출까지 감소
입력 : 2024-04-12 16:32:25 수정 : 2024-04-17 15:39:32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지난해 적자를 지속했습니다. 광고선전비를 줄이며 비용 효율화에 나서고 있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로 고객은 분산되고 있죠. 해마다 높아지는 콘텐츠 수급비도 실적 개선을 막는 요소입니다.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자본력을 등에 업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는 규모의 성장은 이루고 있는데요. 자본력에서 밀리는 왓챠는 매출 감소까지 더해지며 이중고에 처했습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사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OTT업체들은 광고선전비를 전년 대비 최소 18%, 많게는 41%가량 줄였습니다.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비용효율화에 나선 결과인데요. 다만 제반 비용 효율화도 해마다 껑충 뛰는 콘텐츠 수급비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지난해 10월 부산 국제 OTT축제에 전시된 국내 OTT 광고. (사진=뉴스토마토)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마케팅비를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습니다. 티빙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181억원을 집행하며, 전년 대비 비용을 18% 줄였는데요. 웨이브도 34% 줄어든 104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습니다. 비용통제를 강화한 결과 영업손실 규모는 티빙이 1419억원에서 1191억원으로, 웨이브는 1188억원에서 803억원으로 낮아졌습니다. 영업손실 지속에도 매출을 전년 대비 키우며 규모의 성장은 이뤘는데요. 콘텐츠 소비 창구가 기존 유료방송에서 OTT로 급속히 전환된 영향입니다.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률은 77%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OTT 이용자 중 유료결제 이용자 비율 또한 57%로 높아졌습니다. OTT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양사는 지난해 처음 매출 3000억원도 돌파했습니다. 티빙은 326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대비 31% 늘어났습니다. 웨이브는 3339억원으로 22%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매해 늘어나는 콘텐츠 수급비가 문제입니다. 콘텐츠 확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 단가 상승으로 콘텐츠 수급 비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티빙은 지난해 콘텐츠 수급과 관련된 비용으로 1658억원을 집행했습니다. 2021년 706억원 규모에서 이 비용이 2022년에는 1168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확대됐습니다. 웨이브도 지난해 콘텐츠원가로 1952억원을 투입했는데, 전년 대비 25%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왓챠는 다른 국내 OTT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비용통제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54억원을 집행, 전년 대비 41% 축소했습니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건비와 사무공간에 대한 비용도 대폭 줄었습니다. 지난해 인건비로 112억3300만원을 집행했는데, 지난 2022년 집행된 183억원 대비 낮아졌습니다. 임차료 부문도 2000만원에 그치며 88%가량 비용 지출을 줄였습니다. 사업의 원천으로 불리는 콘텐츠 수급비용까지 대폭 줄였습니다. 비용 통제 기조에도 티빙과 웨이브는 콘텐츠 수급에 대한 비용을 확대했지만, 왓챠는 지난해 이에 대한 대가로 144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습니다. 2022년 271억원 대비 절반가까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비용을 대대적으로 통제한 결과 555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을 지난해 220억원으로 축소했습니다. 문제는 매출도 함께 줄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43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습니다. 사업 축소와 비용 통제에 따라 손실 규모만 줄인 불황형 구조에 놓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데요. 왓챠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 개선이 일순위 목표였다"며 "효율화 작업이 진행됐고, 마케팅 활동도 축소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용자 유입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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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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