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다음은 '원내교섭단체'…민주당 '딜레마'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사실상 무산…'비례대표 12석' 조국당, 8석 더 필요
입력 : 2024-04-17 18:21:03 수정 : 2024-04-17 18:45:31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조국혁신당이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걸었던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는 사실상 무산됐는데요. 22대 국회에서 제3당 자리(12석)를 꿰찬 조국혁신당이 8석을 더 추가해 원내교섭단체가 된다면 각종 사안에서 '캐스팅보트'까지 쥐게 되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은 17일 공지를 통해 "단독이든 공동이든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구체적인 추진 일정 및 방식은 조국 대표에게 일임하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조국혁신당은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김해 봉하연수원에서 워크숍을 열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의견을 모았습니다.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 2명 합류시 구성 가능
 
조국혁신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20석)에 단 8석 모자랍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미래(1석), 사회민주당(1석), 기본소득당(1석), 진보당(3석) 등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데요. 이를 모두 더하면 총 18석입니다. 여기에 시민사회 추천으로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당선된 2명(서미화·김윤)까지 합류한다면 총 20석으로, 민주당 도움 없이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미래와 사회민주당 등 군소정당도 공동 교섭단체 가능성을 열어놓은 분위기입니다. 특히 세종갑에서 당선된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이 연대의 뜻을 내비친 점은 고무적입니다. 그동안 새로운미래는 동참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가 우세했는데요. 김 의원은 전날 세종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 간의 협력 의지를 드러내며 "조국혁신당이 손을 내밀면 그것도 포함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연합의 서미화·김윤 당선인의 경우엔, 민주당의 도움이 없다면 공동 원내교섭단체에 합류가 어렵습니다.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당선됐는데, 당 차원의 협의 없이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논의 자체가 너무 이르다는 겁니다. 서 당선인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의 공동교섭단체 참여는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따라 조국혁신당은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교섭단체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분명하다"며 "개원 전에 구성하는 편이 가장 좋지만 개원 후 연말까지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조 대표는 "범민주진영을 지지했던 유권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방식과 시간에 교섭단체를 만들겠다"며 "이 사람, 저 사람 강제로 당겨오고 꿔오고 이런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땐…조국혁신당 주도권
 
현재 민주당이 공표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는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조국혁신당이 원내 3당으로 올라서자 민주당이 본격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총선 공약으로 정치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상생 국회 추진을 위해 국회 교섭단체 진입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조국혁신당이 존재감을 키우면서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관측되자 민주당은 돌연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과 관련해 원내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21대 국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22대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도 개선 사안인 만큼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결정권을 쥔 이재명 대표의 고심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와, 위성정당 금지 등 정치개혁 약속을 두 차례 깼는데요. 22대 국회에서 또다시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선주자로서 이 대표의 신뢰도는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조국혁신당이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한다면 '한동훈 특검법' 등 대여 공세 입법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과의 정통성 경쟁은 물론 주도권 다툼도 불가피합니다. '잠재적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조 대표와,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 사이 대결도 피할 수 없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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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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