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 증권사 작년 연체자산 5조→12조 '140% 급증'
하나→신한→삼성증권 순 많아
삼성, 요주의이하 자산 증가율 선두…1323.10% 증가
하이·다올 등 소형사 요주의이하 자산 비중 높아
입력 : 2024-05-24 10:05:24 수정 : 2024-05-24 10:05:24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두배 넘는 충당금을 쌓은 가운데 요주의이하자산(1~3개월 미만 연체) 비중도 14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완전한 부실로 판정되는 고정이하여신에 대해서만 충당금 부담이 가중되는 걸로 알려지는데요. 회계업계에서는 향후 부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으로 분류되는 요주의이하자산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고정 이하 대비 충당금 설정 비중이 낮은 만큼, 해당 자산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관련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체크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23일 한국신용평가(KIS)에 따르면 주요 28개 증권사의 지난해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 합계 금액은 11조9091억원으로 전년(4조9972억원)대비 138.32% 증가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증권사별로 하나증권이 가장 많은 1조212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 1조904억원, 삼성증권 9364억원, 키움증권 9226억원, 메리츠증권 8827억원, 한국투자증권 8296억원, 하이투자증권 8125억원, 미래에셋증권 6670억원, NH투자증권 5055억원, 다올투자증권 4445억원, 교보증권 4173억원, 한화투자증권 4013억원 순입니다. 
 
자기자본이 큰 대형사 비중이 높지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증권사 중에서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이름을 올린 소형사(하이, 다올 등)도 눈에 띕니다.
 
1000억원 이상의 요주의이하자산을 보유한 증권사 중에서 증가율로 보면 1위는 삼성증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무려 1323.10% 급증했습니다. 뒤를 이어 BNK투자 743.27%, 키움 613.53%, 교보 474.79%, 한화 366.63%, 한국투자 357.08% 순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해당 수치에서 나타난 요주의 이하 분류 자산이 모두 부동산 PF 관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각 증권사가 보유한 모든 자산에 대한 분류에서 요주의이하 자산을 선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작년말 기준 12조원 규모의 요주의이하자산 중 한신평은 부동산 PF 관련 요주의 자산을 5조원 가량으로 분류했는데요. 해당 수치를 기반으로 부동산PF 추정 충담금과 관련해 한신평은 "작년말 기준 주요 증권사의 요주의 분류 자산 약 5조원(대형사 2조4000억원, 중소형사 2조6000억원)이 모두 '유의' 등급으로 분류될 경우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은 약 1조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1조원에서 대형사는 4800억원, 중소형사는 5200억원 가량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나타날 것이란 가정입니다.
 
한신평은 "증권업권 내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은 감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증권사 개별 업체별로 PF익스포져의 양적·질적 부담이 매우 상이하고 이에 대한 충당금 적립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매분기 실적 점검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 분류 기준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5단계로 분류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충당금의 경우 고정 이하로 분류되면 선제적으로 설정합니다. 고정 이하란 의미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이며 이는 부실채권(NPL)로 분류됩니다. 요주의여신의 경우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여신을 말하는데요. 고정은 6개월 이상 연체된 자산을 일컫습니다.
 
자산 건전성 분류가 중요한 이유는 충당금 적립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고정은 20%, 요주의는 1%대 수준으로 적립하는 것이 현재 최소 기준입니다.
 
한신평은 증권사의 작년말 고정이하비율은 8.9%로 작년 9월말(4.0%) 대비 2배 이상 상승했고, 요주의비율도 13.9%로 9월말(9.2%)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신평은 "작년 4분기 중 건전성 분류 기준 강화로 부실징후 사업장에 대해 충분히 충당금을 적립한 업체의 경우 신규 PF 사업성 평가 기준 적용 시에도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PF 익스포져의 질적 수준이 열위하고 이에 대한 충당금 적립 수준이 낮은 업체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건전성 지표 저하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높게 나타나 경우에 따라서는 영업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우려했습니다.
 
내달부터 전국 5000여개 PF 사업장에 대해 4단계로 재분류에 나서는 금융감독당국도 고삐를 바짝 당겨쥐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PF 관련 시장 우려가 큰 만큼 시장 상황에 맞게 금융사들에겐 규정이 요구하는 '최소적립' 보다 더 강화한 미래 현금 흐름을 파악해서 선제적으로 적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적립된 충당금 규모보다 추가적인 적립이 요구되는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증권업계의 경우 요주의이하 여신의 향후 부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미 작년부터 보수적으로 측정해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증권계좌대비 300%, 연 2.6% 토마토스탁론 바로가기


  • 최성남

사랑은 높게, 우정은 깊게, 그러나 잔은 평등하게! 평등한 세상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