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주행거리 500km…수입차는 토로, 왜?
EV3와 동급 수입 전기차 주행거리 차이 커
유럽기준 500km 넘어도 국내선 300km대 그쳐
수입차 "짧은 주행거리에 전기차 성능 묻혀" 볼멘소리도
"환경부 시험방식 까다롭지만 가장 정확"
입력 : 2024-05-28 15:18:22 수정 : 2024-05-28 17:03:39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기아(000270) EV3가 전기차 주행거리 500km 시대를 연 가운데 동급의 수입 전기차는 아직도 200~300km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해외에선 400km 넘게 인증을 받았음에도 국내에선 주행거리가 대폭 짧아진데 따른 것인데요. 수입차 업계는 국내의 까다로운 시험 방식 때문에 실 주행거리가 훨씬 김에도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 성능이 떨어져 보인다고 토로할 정도입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EV3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기준 501km의 주행가능거리를 갖췄습니다. 환경부 기준으로는 510km(복합기준)입니다.
 
기아 EV3.(사진=기아)
 
국내 경쟁 차종은 없지만 수입 전기차에선 메르세데스-벤츠 EQA, 볼보 EX30, 지프 어벤저 등이 꼽힙니다. 이들과 비교하면 주행거리는 압도적으로 깁니다.
 
EQA의 경우 국내 인증 기준 367km, 지프 어벤저는 295km 수준입니다. 최근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비교하면 다소 짧은데요. 유럽 기준으로 보면 대폭 늘어납니다. EQA는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기준 528km, 어벤저는 400km에 달합니다. EX30도 475km까지 주행이 가능합니다.
 
수입차 업계는 환경부 측정 기준이 유럽기준과 달라 주행거리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입장인데요. 유럽에선 2017년 9월부터 WLTP 기준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평균 시속 47㎞로 30분간 달린 결과로 순수 주행거리를 산출한다. 
 
반면 환경부는 도심주행과 고속주행을 모두 반영하며 급가속, 에어컨·히터 사용, 저온 모드 등에서도 측정합니다. 도심과 고속도로의 주행 비율을 각각 55%, 45%로 설정하고 측정된 값의 70%만 반영한다. 환경부 기준 주행거리가 WLTP 기준보다 짧게 나오게 되는 배경입니다. 또 상온과 저온에서의 주행거리를 따로 구분해 인증하는 곳은 우리나라뿐입니다.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 수입 전기차는 상온 대비 저온 주행거리가 짧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A.(사진=벤츠 코리아)
 
한 수입차 관계자는 "실 주행거리는 환경부 인증 보다 많게는 20% 이상 나온다"며 "전기차 성능이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에 묻히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수입 전기차에 대한 기대와 달리 짧은 주행거리는 소비자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입니다. 아직 전기차는 이동수단의 기능이 브랜드 선호 보다 앞섭니다. 최대 주행거리는 가격과 함께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하는 요소입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주행거리 표기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소비자들은 주행거리 표기에 대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환경부 기준 보다 산업부 기준, 수입차 업체들은 WLTP 기준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환경부 인증 절차가 까다롭고 보조금 책정까지 하기 때문에 환경부 기준이 제일 정확하다"며 "수입 브랜드들은 한국에 비해 전기차 개발을 늦게 시작해 완성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아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것이 프리미엄 모델이 가진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가 혼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확이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앞으로 전기차 모델이 늘어나는 만큼 좀 더 표준화된 인증 체계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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