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금융지주 자회사 진단)②신한지주, 효자 덕 '톡톡'…쏠림 푸는 게 숙제
카드·생보 등 일부 자회사 실적 약 70% 차지
나머지 자회사 실적 악화 우려…독립경영 존중
입력 : 2024-06-20 06:00:00 수정 : 2024-06-2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8: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통한 금융지주 간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하다. 비교적 자산 규모가 큰 증권사와 보험사뿐만 아니라 자산운용, 시스템 개발까지 계열사 내에서 자체 생태계를 꾸려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IB토마토>는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 빈자리를 메우고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등 두뇌 싸움이 한창인 금융지주의 자회사 운용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한지주(055550) 비은행 실적이 일부 자회사에 기대고 있다. 자회사는 많지만 실적에 기여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내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각 자회사의 안정된 독립 경영에 초점을 맞췄으나, 결과로 나타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사진=신한금융)
 
카드·생보·자산운용 자회사 약진
  
17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1분기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 두 곳이 지주 비은행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다. 신한지주의 자회사 수에 비하면 실적이 편중됐다. 1분기 신한지주 자회사 당기순익은 1조425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858억원 대비 4.1% 감소한 수치다. 이 중 은행 자회사인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을 제외히면 비은행 자회사 실적은 크게 줄어든다. 1분기 신한지주 비은행자회사 실적은 4918억원이다. 전년 동기 5508억원 대비 10.7% 감소했다.
 
 
 
신한지주의 자회사는 1분기 공시 기준 16개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월 그룹 내 전략 효율화를 위한 신한AI의 청산으로 2분기 보고서에는 15개로 축소 기재될 예정이다.
 
자회사 수는 많으나 비은행 자회사 실적은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의 실적을 비롯해 신한리츠운용이 흑자 전환하는 등 성장했으나, 6개 자회사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분기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억원 증가했으며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은 1542억원의 실적을 올려 지난해 1분기 대비 204억원 늘었다. 신한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107억원을 더 벌면서 비은행 자회사 실적에 보탬이 됐다. 은행 자회사를 제외하면 신한카드,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의 실적 기여도가 가장 컸다.
 
신한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 당기순이익이 11% 증가했다. 신용카드매출과 할부금융, 리스 등의 취급액이 증가했다. 1분기 말 신한카드 취급액은 54조8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8% 증가했다. 온라인 결제 시장 성장과 더불어 앱카드 성장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는 업계에서 앱카드 이용 고객이 가장 많다.
 
신한라이프 신계약 보험판매 증가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신한라이프의 연납화보험료는 128.8% 증가했으며 특히 보장성연납화보험료가 125.5% 증가하는 등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실적을 올렸다.
 
신한자산운용 1분기 당기 순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순자산과 수탁고 증가가 배경이 됐다. 1분기 신한자산운용의 순자산과 수탁고는 3개월만에 3조4000억원, 3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탁고에서 머니마켓펀드(MMF)가 지난해 말 대비 34.2% 증가하면서 수탁 확대를 이끌었다.
  
자회사 6곳 실적 악화
 
문제는 기타 자회사다. 청산된 신한AI를 제외하면 적자법인은 신한자산신탁뿐이나, 전년 동기 대비 6개 자회사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신한자산신탁의 실적 감소가 큰 타격을 입혔다. 1분기 신한자산신탁의 분기순손실 규모는 220억42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7억5300만원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397억6500만원이 감소했다. 이는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의 실적 성장 합산치보다도 큰 규모다.
 
신한자산신탁의 실적이 악화되자 신한지주가 자본확충을 도왔다. 자회사 수익 악화가 지주의 자본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초 신한자산신탁은 신한지주에 2000억원의 차입을 요청했다. 이에 1000억원은 지주사가 대여를 하는 형태와 1000억원은 자산신탁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는 형태로 지원이 이뤄졌다.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지원방식을 달리 했다. 신한지주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자회사 자금지원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신한자산신탁은 2000억원 중 1000억원은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책준신탁) 사업에, 나머지 1000억원은 혼합형 토지신탁 사업에 투입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한자산신탁의 주력 상품이었던 책준신탁의 신규 시장 물건 및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망이 어둡다.
 
다만 신한지주 자회사의 합병과 청산은 당분간 없을 예정이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이 지난해 조직 슬림화를 강조하면서 자회사도 정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사실이 아니다. 지주 내부 슬림화를 진행하지만 기존 자회사 포트폴리오 변동은 없다. 지주회사는 자회사 법인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뿐, 개별 사업 주도는 각 그룹사가 해야 한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경영하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한지주는 안정된 인사와 자회사의 독립된 경영 방침을 존중한다”라면서 “조직 슬림화를 이룬 것은 맞으나, 내부에 한할 뿐 추가적인 자회사 축소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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