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임 도전 공식화…또 '어대명'
끝내 당대표직 사퇴…전대 준비 스타트
쏟아지는 비판에도…친명 "당대명" 쐐기
입력 : 2024-06-24 16:20:25 수정 : 2024-06-24 18:02:5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차기 당권을 향한 연임을 공식화했습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한 것인데요. 출마 선언까지는 "조금 시간을 달라"며 말을 아꼈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당대회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흥행이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대표 출마 생각 없다면 사퇴 안 했을 것"
 
이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4·10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직후 '이재명 연임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이 대표의 사퇴 시점과 연임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면서도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으면 (당대표를) 사퇴하지 않았을 것",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가 됐다"는 말로 연임 의지를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이 대표는 "당이나 전체의 입장보다 개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모두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지금 상태로 임기를 그대로 마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떠한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해 결정하겠다"고 대의명분을 강조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기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전당대회 아닌 추대대회…북한 우상화 작업 같아"
 
하지만 전례 없는 연임 선언에 여당에서는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당헌 개정으로 대표 연임 문제에 대한 장애물이 치워졌으니 굳이 시간과 돈을 낭비해 가며 전당대회를 열 이유가 없어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 추대대회'로 불리는 이유"라고 비꼬았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표가 나서야 할 곳은 전당대회가 아닌 재판장이다"라며 "당헌·당규까지 개정해 끊임없이 예외를 만드는 모습이 딱 북한 공산당 우상화 작업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는 있지만 민주당에는 없는 것. 민주주의."라고 직격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선은 적지 않습니다. 비록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호소하는 경쟁일지라도 4파전으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비교해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졌음을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만나 "추대 형식으로 선출하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을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는데요. 그는 "'이재명의 대항마가 되겠다'라는 포부로 출마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이러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정도의 표현은 할 수 있는 장이었으면 좋겠다"며 "이 대표 연임과 별개로 정치 신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기회가 필요하다"고도 제언했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당 주류 세력들은 '이재명 연임'을 위한 명분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데요.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한 친명(친이재명)계 강선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전 대표가 다시 이재명 대표로 돌아와야만 한다. 그 길 위에서 우리 당의 최고위원 후보로 이재명 대표의 곁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강 의원은 "어대명이 아니라 당대명"이라며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는데요. 그는 "지금 민주당에는 '한 번 더 이재명'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대표의 연임은 '당원의 명령'이다. 이는 이재명 일극체제가 아니라 당의 주인이자 주권자인 당원 일극체제다"라고 역설했습니다. 
 
전당대회 흥행 우려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우려'라는 그 문구로 오히려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많이 알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같다"며 "이재명 대표가 지금까지 민생을 챙겨왔던 지점들을 민주당이 앞서 해내겠다는 말씀 국민들께 더 잘 드리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더 수용된다면 전당대회 흥행도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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