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검찰총장 후보, "자식이 뭐기에"
권재진·한상대, 인사청문회서 진땀 흘려
입력 : 2011-08-08 18:31:26 수정 : 2011-08-09 10:23:4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이어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녀들 문제로 인사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권 후보자는 8일 열린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두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인사청문회가 막바지에 다다르도록 두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제기가 계속되자 권재진 후보자는 "진정성이 통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 장남에 대한 의혹은 두가지. 서울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데도 왜 포천에 있는 나일론 제조회사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는지와 근무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다.
 
근무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는 장남이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 권 후보자의 고교 동창이었고, 출퇴근에 4~5시간 걸리는 거리 때문에 문제가 됐다.
 
권 후보자는 "젊어서 고생을 알게 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으나 여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의 장남이 근무기간 동안 살았던 주택의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 납부현황까지 체크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 해 권 후보자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권 후보자도 당시 장남에게 생활비를 송금했던 농협계좌 내역을 제출하며 적극 대응했다. 그러나 여당과 권 후보자의 줄다리기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차남에 대한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서도 여당 의원들의 집요한 질문이 이어졌다.
 
권 후보자의 차남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하던 시절에 상근예비역 판정을 받은 상태로, 이듬해 대학에 합격한 뒤 곧바로 상근예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현역이 아닌 상근예비역으로 가기 위해 대학에 합격하고도 대학생활을 하지 않고 바로 입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학재 민주당 의원은 차남이 대학을 가지 않은 이유를 집중 질문했다.
 
권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학업성취도 등 여러 사정으로 당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이라며 "상근예비역을 받거나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대학을 안 간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권 후보자는 그러나 장남이 3개월간 서울대 근처인 봉천동으로 이사한 것이 서울대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려던 시도 아니었느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오해를 살만한 일로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배정이나 부동산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었고, 실제로 3개월 간 사는 동안 처가 일주일에 두 번씩 왕래를 하며 뒷바라지를 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장남이 포천 나일론 회사에서 근무했던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자료로 민주당 박영선, 이춘석 의원이 요구한 농협계좌 세부내역에 대해서는 "장남이 공개된 곳에서의 자료 배포는 거부하고 있다"며 "요청한 의원들에게 비공개로 열람하게 한 뒤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 두 딸들의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 한 사실을 시인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한데 이어, 지난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딸들의 위장전입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송구스럽다"며 몸을 낮췄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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