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출범 두달..정작 서울엔 달랑 '2곳'뿐
더 '알뜰한' 주유소 등장에 위축?
입력 : 2012-02-29 15:53:08 수정 : 2012-02-29 15:54:57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연일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알뜰주유소가 출범한 지 두달이 지났지만, 기름값 인하 효과는 미약하고 그나마 서울 시내에서 알뜰주유소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347개. 
 
최근 93개 주유소와의 알뜰주유소 계약을 체결했고, 이 주유소를 조기에 전환해 2월 말까지 총 369개(자영 45개, 고속도로 4개, NH농협 320개), 3월말까지 총 420개 이상의 알뜰주유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중 현재 서울에서 운영 중인 알뜰주유소는 금천구 '형제알뜰주유소'와 서초구 '농협하나로주유소' 단 두 곳 뿐이다.
 
전국적으로 휘발유가격이 가장 높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정작 알뜰주유소 이용이 어렵다. 유독 서울에서는 알뜰주유소 정책이 소외받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서울 시내에서는 알뜰주유소보다 더 알뜰한(?) 주유소들도 눈에 띈다.
 
금천구 형제알뜰주유소의 경우 현재 리터(ℓ)당 1987원에 휘발유를 팔고 있다. 금천구 휘발유 평균(2044원)에 비해 비교적 싼 가격이지만, 남서울주유소(1985원), 순환도로(1985원), 박미주유소(1985원) 등 더 낮은 주유소도 등장했다.
 
또 서초구 농협하나로주유소는 현재 ℓ당 2018원에 팔고 있지만, 서초현대주유소(1988원) 등 8곳이 알뜰주유소보다 더 싸게 팔고 있다.
 
출범 당시 가장 저렴한 주유소로 알려진 '알뜰주유소'보다 더 낮은 가격의 주유소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알뜰주유소' 효과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한동안 서울에 추가로 알뜰주유소가 생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알뜰주유소 전환 대상인 자영주유소와 자가폴(무폴)주유소들이 적은 마진 등을 우려해 서울 시내 알뜰주유소 전환에 소극적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2월까지 서울 시내에서 알뜰주유소로 전환 예정인 곳은 없고, 3월 말을 기준으로 몇 곳을 심사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은 커지고 알뜰주유소 효과가 무색해지면서 기름값 문제를 알뜰주유소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이 기존 주유소 공급가격과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를 통해 가격을 체감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 수도권 등 휘발유·경유 수요가 많은 지역의 알뜰주유소 숫자가 매우 적어 기름값 인하효과를 보기 힘들다"며 "알뜰주유소는 서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일 뿐, 유류세 인하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알뜰주유소의 또 다른 대안으로 '제2의 알뜰주유소' 등장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구 SK자영주유소연합)는 최근 기름 공동구매 계획을 밝히고 '제2의 알뜰주유소' 출범을 알렸다. 연합회 소속 대리점을 신설해 자영주유소 회원들에게 알뜰주유소와 같은 수준의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기존 정유사 폴을 유지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주유소와 같은 제2의 알뜰주유소를 만들 계획"이라며 "정유사들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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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