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연일 '난타전'..강기갑 "기적 만들어 보겠다"
분당·탈당 놓고 혁신파 vs 구 당권파 최고위원 충돌
입력 : 2012-08-16 10:40:44 수정 : 2012-08-16 10:41:4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분열이 격화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은 1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혁신파와 구 당권파의 설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지역을 돌며 당원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는 강기갑 대표는 "민주노총이 당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며 "노동과 진보정당 사이의 10여년 전략적 관계가 무너졌다. 진보정당으로서의 당위성과 기반 또한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대로 주저앉으면 대중조직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아무런 혁신도 못하고 패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체없이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현장과 대중조직의 혼란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심한 듯 "노동자와 농민, 빈민, 대중조직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와중에 당 파괴공작 운운하며 사태를 호도하는 것은 안 된다"며 "민주노총의 지지철회는 단순한 결별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라는 회초리다. 노동자들의 마지막 경고를 가슴에 새기고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구 당권파를 압박했다.
 
이어 "하루도 빠짐없이 당원간담회가 예정돼 있다"며 "지금 당원들은 이대로는 당이 더 이상 진보적 가치를 실천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한 분당만은 피해야 한다는 절규도 하고 있다. 두 가지 호소와 절규를 하나의 안으로 모을 수 있는 지혜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16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러자 구 당권파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부산연합의 민병렬 최고위원은 "대표님께서 8월 말까지 당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 움직이고 계신다. 그런데 당 일각에서는 이런 당내 논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탈당과 분당을 기정사실화하는 혁신모임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최고위원은 "분당과 탈당을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은 당내 마지막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며 "혁신모임은 해산돼야 하고, 해산이 힘들다면 적어도 당내 논의가 모아지는 8월 말까지 대표님의 당내 의견조율 과정에서 자중하고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탈당과 분당은 혁신이 아니다. 공멸일 뿐"이라며 "혁신으로부터 시작된 흐름이 탈당과 분당으로 가는 것은 목욕물과 함께 아기마저 함께 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혁신파를 겨냥했다.
 
이에 '진보정치 혁신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천호선 최고위원은 "탈당과 분당을 결정한 사실이 없다"며 "지금의 통진당은 회생불가능한 빈사상태이고, 통진당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천 최고위원은 "패권주의는 철저히 청산하자는 것이 대전제"라며 "새로운 정당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혁신재창당이 될 것인지, 밖에 나가서 할 것인지는 구 당권파의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어떠한 반성도 없고 새로운 정당에 대한 모색을 자신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고 분열주의로 모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충돌하자 강기갑 대표는 "최고위의 현주소가 이렇다. 하나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대표의 당면한 과제"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강 대표는 "최고위를 통해서 양극화가 된 듯한 생각과 행동, 의견을 어쨌든 하나로 모으는 기적을 만들어 보겠다"며 "통합진보당에 기적이 없이는 해결책이 어렵다는 절박한 자화상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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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