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유통업 '침체 지속'..홈쇼핑 "나홀로 호황"
입력 : 2012-09-27 11:00:00 수정 : 2012-09-27 11:06:22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대내외 경기침체로 내수 부진이 극심한 가운데 올 4분기 소매유통업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홈쇼핑만이 '나홀로 호황'을 보이면서 대조를 이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과 6대 광역시 943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에서 올 4분기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98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3분기(103)보다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 2분기(75) 이후 최저치다.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통업 근간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전망지수는 해당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집계된다. 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태별로는 유일하게 홈쇼핑(138)만이 3분기(134) 대비 전망치를 4포인트 상승하며, 4분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터넷쇼핑몰(103)과 백화점(102) 또한 기준치를 다소 상회했지만 지난 분기보다 각각 11포인트, 14포인트 떨어졌고 편의점(98)과 슈퍼마켓(96), 대형마트(87)는 기준치를 밑돌았다.
 
 
홈쇼핑(138)이 나홀로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 침체로 생필품 구입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주부들이 장기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면서도 비교적 저가에 판매되는 홈쇼핑으로 몰려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 탓도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4분기는 추운 날씨로 야외활동이 감소하고 안방 쇼핑족이 늘어나는 계절적 성수기"라며 "홈쇼핑 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쇼핑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망지수가 기준치(100)는 상회했지만, 지난 분기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인터넷쇼핑몰(103)은 "전반적인 소매경기 위축으로 3분기보다는 저조할 것"이라면서도 "경기 침체에 따른 알뜰 소비심리 확산으로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102)도 "의류 매출이 증가하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4분기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편의점(98)은 겨울이 되면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같은 효자품목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영업 악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 식탁물가와 직결된 슈퍼마켓(96)과 대형마트(87)는 국제 곡물가격 급등의 여파로 경기전망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를 주관한 대한상의는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과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국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불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연말께 식품과 공공요금의 도미노 인상이 예측되는 만큼 유통업체들은 저가실속형 상품 개발로 불황을 타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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