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흥국, 양적완화 놓고 '신경전'
입력 : 2012-10-15 10:31:33 수정 : 2012-10-15 10:33:17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글로벌 양적완화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신흥국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흥국에서는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자산가격 버블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양적완화로 인한 경제 회복은 글로벌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버냉키 "양적완화가 신흥국에 악영향 준다는 근거 없어"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일본 중앙은행이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강력한 경제성장은 세계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FRB의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이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견해를 부정했다.
 
미국 FRB의 양적완화가 달러가치 하락과 신흥국 통화 강세를 이끌어 신흥국의 수출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선진국의 통화 완화정책이 신흥국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 채권 매입을 지속하기로 한 3차 양적완화에 대해서도 "지출 확대와 성장 촉진을 통해 미국의 경기회복을 이끌 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때 부작용보다 세계의 성장과 안정에 기여하는 쪽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흥국 "양적완화, 자국위해 다른나라 희생"..비난
 
반면,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라가르드 IMF총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선진국의 경기부양책으로 대규모 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고 자산버블과 금융불균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이에 앞서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선진국들은 자국 위기를 밖으로 수출함으로써 해결하려고 해선 안 된다"며 "신흥국들은 부자 나라들의 정책이 야기한 대규모의 불안정한 자금 흐름을 감내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장관은 브라질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조치든 필요하다고 간주되면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시행했던 지난 2010년에도 중국 중앙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조치가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샤빈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은 "세계 각국이 달러 등 국제통화를 무제한으로 발행하는 한 또 다른 위기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중국이 자본통제 조치 등을 통해 양적완화에 따른 외부충격을 완화할 방화벽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글로벌 국가간 금리차이를 통해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을 촉진하는 경향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자금유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신흥국 자체의 선택에 크게 좌우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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