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에 지친 EU, 곳곳서 분열 조짐
입력 : 2012-10-29 13:20:12 수정 : 2012-10-29 13:22:02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이 곳곳에서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정위기 해법을 놓고 회원국간 이견 차가 여전한 가운데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반(反)EU정서가 확산되고 있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와 스페인 등 재정위험국 뿐 아니라 재정건전국인 핀란드에 이어 영국까지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英, EU 탈퇴?..브릭시트 '우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 정부는 EU의 결정에 대해 공공연하게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영국 정부가 유로존 133개 지역에 대한 EU경찰 및 사법 협력에서 빠지길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6일에도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의 예산안 증액에 대해 "영국은 한 분도 더 낼 의사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을 뺀 나머지 유로화를 쓰는 국가를 위한 새로운 예산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유로화를 쓰지 않는 영국의 명백한 분리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주요 외신들은 일련의 사건을 볼 때 영국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더 이상 유로존을 떠나려는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이 유로존 탈퇴 의지가 커진 데는 그 동안 유럽 연합을 통해 얻은 게 별로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통합 이후 나온 정책과 합의안은 영국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고 실제로 영국은 받은 것보다 지원해 준 게 더 많다는 것.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영국이 지금까지 유럽에 EU를 가입한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비용 때문이었으나 지금의 EU는 영국에게 무기력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英·獨·핀란드 反EU정서 '확산'
  
유로존 분열 조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반(反)유로 정서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에는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지원문제와 관련해 재정 건전국인 핀란드는 ESM을 통한 위기국 지원 방안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당시 유타 우르필라이덴 핀란드 재무장관은 "유로존에서 다른 나라들이 부채를 대신 갚아주기 보다는 차라리 유로존 탈퇴를 고려할 것"이라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독일에서도 국민들 사이에 반유로 정서는 심각한 수준이다.
 
유럽 구제기금을 정부의 추가 긴축 없이 은행에 직접 지원하는 것을 합의한 것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다.
 
실제로 지난 7월 독일 언론 블리드(Blid)의 설문 조사 결과 독일 국민의 51%는 유로존을 탈퇴하는 게 낫다고 응답했으며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세바스찬 듀레인 유럽 외교위원회 위원은 "유로존 은행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통합논의는 유럽 각국 경제에 부담이며 특히, 유럽 금융중심지로서 영국의 지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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