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계'까지 동원, 60대男 거액 가로챈 사기도박범 집유
입력 : 2013-02-23 11:40:01 수정 : 2013-02-23 11:42:0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미인계로 60대 남성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인 뒤 "탄카드"로 사기도박을 벌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사기도박범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윤성묵 판사는 사기도박판을 열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B(65)씨를 도박판으로 유인해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고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먼저 여성 2명을 동원해 실제로 도박을 하는 것처럼 B씨를 속이는 동시에 미모의 여성 C씨를 B씨 옆에 앉혀 응원하게 함으로써 주의를 흩트리기로 했다. 물론 미리 순서를 맞춰 놓은 "탄카드"도 준비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B씨에게 점심을 사겠다며 만단 뒤 청주시의 한 식당에서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다가 근처에 있는 노래방으로 데려가 C씨를 파트너로 정해줬다. C씨는 이를 계기로 B씨를 유혹하면서 접근했다. 세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날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A씨는 B씨를 만나 "내가 잘 알고 있는 식당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라고 도박판으로 유인했다. 이 장소에는 A씨와 짜고 B씨를 속이기 위해 여성 두명이 미리 와있었고 "식사 전에 훌라나 치자"며 도박을 시작했다. C씨는 B씨 옆에 붙어 앉아 응원하는 척 애교를 부리면서 B씨의 패를 읽어 일당에게 알려줬다. B씨는 그 하루 동안 2200만원을 잃었다. 뒤늦게 알아차린 B씨는 A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인계까지 동원하여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다음 나이 먹은 피해자를 도박판으로 유인한 뒤 사기도박을 통하여 수천만원을 편취한 사안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사기도박 사실을 자복하면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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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