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도 '첨병' LGD, OLED 시장 접수 준비 완료
삼성 제친 원동력, '산화물 TFT'와 'WRGB' 기술
입력 : 2013-06-07 16:16:58 수정 : 2013-06-07 16:19:4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에게 올 한 해는 뜻 깊은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만년 2위'를 떨치고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로 교체했기 때문. 무엇보다 라이벌 삼성전자를 이긴 터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은 LG그룹 전체로 퍼져 나갔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울트라HD TV에 이어 새해 벽두에는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며 업계 1위 삼성전자를 따돌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간 지독하게 따라다녔던 2인자라는 타이틀을 떨쳐 버리고 차세대 TV 시장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LGD, 형보다 나은 아우..시장선도 '선봉장' 역할 톡톡
 
LG전자의 이 같은 변화된 위상은 아우인 LG디스플레이 덕이 컸다. LG디스플레이는 그룹의 최대 화두인 '시장선도'를 선두에서 제대로 해냈다. 묵묵히 연구개발 외길을 걸었기에 가능했다.
 
생산성이 높은 'WRGB(백적녹청)'와 산화물(Oxide) TFT 방식 등 대형 OLED 패널에 요구되는 최적의 기술을 찾아내며, 형님인 LG전자가 삼성보다 앞서나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LG디스플레이의 공로는 LG전자조차 인정할 정도다.
 
OLED TV 개발에 참여한 LG전자 구성원들은 한결같이 "개발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이 고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LG디스플레이만큼은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에서 예외였던 셈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상용화는 OLED 업계 세계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돌렸다는 점에서 강한 상징성을 갖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가 연이어 돌풍을 일으킨 덕에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이 무려 99%에 달한다. 때문에 OLED는 곧 삼성을 의미했다.
 
역으로 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덕을 봤다면, LG디스플레이는 오히려 LG전자에게 덕을 줬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가 철저히 기 싸움을 벌이는 TV에서의 승리라 의미는 더욱 깊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크게 밀려 위축됐다고는 하나 TV는 여전히 가전의 꽃으로 통한다.
 
LG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대형 OLED TV를 출시하자 삼성은 자존심을 구겨야만 했다. "대형 OLED 기술에서는 LG가 앞선다"는 메시지가 시장에 깊이 각인됐다. LG로선 대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실익까지 챙기게 된 셈이다.
 
◇최적화된 기술 솔루션, '대형화'와 '투자부담 축소' 두 마리 토끼 잡다! 
 
역전의 원동력은 '산화물 TFT(Oxide)'와 'WRGB OLED' 기술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진 데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체발광 유기물을 사용하는 'RGB' 방식을 택한 데 반해 LG디스플레이는 컬러필름을 통과해 색을 구현하는 'WRGB' 방식을 선택했다. LG의 WRGB는 RGB(빨강, 녹색, 파랑) 픽셀에 W(흰색) 픽셀을 추가, 네 가지 색상의 픽셀로 색상 깊이에서 차별화를 실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경쟁사의 RGB보다 단순한 구조여서 생산성이 높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는 패널 수율의 격차로 나타났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WRGB가 RGB에 비해 대형TV 제작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산화물(Oxide) TFT 방식도 대형 OLED 패널 양산을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기존 TFT 기판 생산 라인에서 소재만 ‘아몰포스 실리콘(a-si)’ 대신 산화물로 교체하면, 기존 OLED 생산 시 적용했던 LTPS(저온 폴리 실리콘)와 동일한 성능을 구현한다.
 
패널 업체는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산화물 TFT와 WRGB OLED를 통해 '대형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LGD, 미래 먹거리 역시 OLED!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998년 OLED 연구개발에 돌입, 2009년 RGB의 15인치 OLED TV를 선보였다. 내부적으로는 RGB와 WRGB OLED 연구를 병행한 끝에 대형 OLED는 WRGB가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집중해 왔다. 여기에는 2008년 코닥 특허 인수를 통해 WRGB OLED 특성 향상을 이루는 등 지속적인 연구가 밑거름이 됐다.
 
LG디스플레이는 미래형 디스플레이인 OLED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OLED는 제조 공정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유리기판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데 유리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종이처럼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플렉시블(Flexible)과 휘어지는(Curve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으며, 그 결과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곡면형 OLED TV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FPR 3D로 시장 판도를 뒤집었던 것처럼 또 다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OLED TV 시장뿐 아니라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감이 충만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3’에서 소개된 LG전자의 OLED TV.(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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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