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한국형 전술 만들어 월드컵 본선 도전할 것"
입력 : 2013-06-25 15:17:56 수정 : 2013-06-25 15:21:02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스페인 축구, 독일 축구도 아닌 '한국의 축구'가 필요하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5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24일 오전 파주NFC에서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기술위원회가 추천했던 4명의 사령탑 후보 중 만장일치로 차기 감독으로 최종 확정된 홍 감독은 같은 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서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회까지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여 명의 내외신 기자가 몰려 홍 감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홍 감독은 "오랫만에 인사드려 기분이 좋다"고 말문을 열고 "쉽지 않은 길이지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겠다. 대표팀을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취임 각오를 밝혔다.
 
홍 감독은 "지난 올림픽을 끝으로 개인적으로 축구인생에서 쉽게 찾아오지 않는 재충전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재충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원했다"면서 "히딩크 감독의 배려로 5개월 정도 안지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그 때가 내게 훌륭한 시간이었다. 축구도 많이 배웠다. 인생도 많이 배웠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뭔가 할 수 있는 힘을 찾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선수 구성은 원칙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함께하면서 그간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선수들도 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사전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그 선수들과 3년 정도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면서 "1년 전, 1년 후 모든 것을 체크해 선수들을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목표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공식기자회견에서 목표를 말한 적이 없다. 선수들과 시간을 가지게 되고 그 안에서 우리 선수들이 어느정도 갈 수 있을지 함께하며 지켜보면서 목표를 설정하겠다"고 답했다.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의 대표팀 운영에 있어 '한국형 축구'와 '팀 우선'을 강조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한국형 축구'였다.
 
그는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 한국형 플레이로 이번 월드컵에 도전하겠다"면서 "우리는 스페인 선수도, 독일 선수도 아니다. 그래서 스페인 축구, 독일 축구도 아닌 '한국의 축구'가 필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하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해 2014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홍 감독의 대표팀 운영에 있어 가장 큰 원칙은 '팀 우선'이다.
 
홍 감독은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 명의 주장보다 23명의 주장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대표팀의 슬로건은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 될 것이다. 이에 벗어난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오기 어렵다.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가 월드컵에 출전하면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팀은 없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잘 빼앗지만 반대로 공도 잘 빼앗긴다. 그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며 "좋은 수비조직력으로 경기하면서 공격시에는 최대한 우리가 볼을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아야 한다. 최대한 공격 시간이 많은 움직임과 선수들의 기량이 필요하다. 강팀과 경기하더라도 쉽게 돌파당하지 않는 수비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1년이 채 남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해 "인간은 안락한 순간보다는 도전과 갈등을 통해서 평가받는다. '1년'이란 시간이 쉽지는 않다. 1년이란 시간이 나를 대표팀 감독으로 움직였다"며 "1년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내 머리 속에 있다. 구체적으로 작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그림을 그리며 팀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 70~80%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 그 점에 있어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고 말하며 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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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