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3개구단 현·실·분·석)②NC, 초보답지 않은 팀..과제도 남아
입력 : 2013-06-26 17:22:38 수정 : 2013-06-26 17:25:38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퓨처스(2군) 리그에 진출해 구단 운영의 틀을 다지고, 올들어 처음 정규 리그에 나선 창원 연고의 새로운 야구팀이다.
 
NC는 신인 지명회의에서의 우선 지명, 자유계약선수(FA)영입, 2년 단위로 열리는 2차 드래프트, 외국인 선수 3명 영입, 트라이아웃, 트레이드 등을 통해서 선수를 계속 적립했다. 당연히 기존 팀에 비해서 선수층 구성이 좋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NC는 예상을 깨고 조기에 정착했다. 비록 상위권은 아니지만 결코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로 성장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꾸준히 보이는 긍정적인 변화는 고무적이다.
 
◇점점 좋아지는 기록
 
NC는 4월2일 롯데와의 창원 마산구장 경기를 통해 1군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7연패를 당하며 시즌 초반에 한화와 함께 프로야구 흥행에 우려되는 팀으로 거론됐다. '계속 지는 구단'으로 인식되면 리그가 재미없어진다는 이유다.
 
그러나 4월11일 LG와의 경기에서 1군 첫 승을 거둔 후 같은달 12~14일 SK와의 경기에서는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 NC는 13·14일 경기 승리)를 기록했다.
 
이후로는 13연패를 기필코 끊기 위해서 '한국시리즈 7차전 경기스타일'을 NC에게 펼친 한화와 당시까지 상위권에 머물던 KIA와 두산을 만나며 연이어서 패했다. 결국 4월 NC의 성적은 4승1무17패(승률 1할9푼)이다. 당시에는 한화(5승1무16패, 3월30~31일 경기 포함)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최하위 팀이었다.
 
그렇지만 이후 NC는 달라졌다. 바로 다음 달인 5월에는 12승1무10패로 5할대의 승률을 보였고, 5월과 6월의 성적을 합쳐도(6월은 23일까지) 18승2무19패로 5할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승률을 보이고 있다. 적응기로 여길 수 있는 4월을 넘기니 만만히 볼만한 상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세부 데이터를 봐도 이제 NC는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면이 없다. ▲팀 평균자책점 7위(4.55) ▲팀 피안타 5위(534) ▲팀 피홈런 8위(43) ▲팀 타율 7위(2할6푼6리) ▲팀 득점 7위(276) ▲팀 안타 3위(565) ▲팀 홈런 5위(36) ▲팀 루타 3위(808) ▲팀 타점 7위(262) ▲팀 도루 5위(65) 등의 수치가 보여준다.
 
◇탄탄한 선발, 정착된 주전, 그런데…
 
시즌 초 한 구단 관계자는 "NC는 명확한 꼴찌 후보"라며 "NC와의 3연전 중 1패만 해도 부끄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부끄러운 결과'(?)는 비일비재하다.
 
아직 삼성(NC 상대 6승1무1패)처럼 다소 부담스러운 팀도 있지만, NC가 우위를 보이는 팀도 나타났다. 또한 무기력하게 패하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끈끈한 경기력으로 '비기거나 지더라도 박수받는' 경기도 늘고 있다.
 
지난 16일 선두 삼성과의 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선두인 삼성과 8위인 NC의 8차전 경기에서 NC는 삼성에 절대 열세였다. 객관적인 전력도 당연히(?) 삼성이 유리했고, 해당 경기 전까지 삼성은 NC에 6승1패로 압도적인 우세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NC는 끈끈한 경기를 펼치다 '7-7'로 삼성과 비겼다.
 
이와같은 NC의 성장은 '팀의 안정'에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짜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는 한화 등과 달리 NC는 '아담 윌크-찰리 쉬렉-에릭 해커- 손민한-이재학'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마무리했다. 가끔 선발로 등판하는 이태양의 자리가 없을 정도다.
 
주전 타자들의 라인업도 거의 갖췄다. 발이 빠른 김종호가 톱타자로, 나성범과 이호준이 3번과 4번에, 그외에도 조영훈-박정준-모창민-지석훈-노진혁-차화준-권희동-김태군 등이 상대의 투수에 맞춰 경기에 나선다. 여러 선수를 쓰며 적합한 조합을 찾던 4월과 달리 이후로 하나의 팀으로 체제를 갖춘 것이다.
 
하지만 NC는 아직 허리와 마무리가 취약하다. 한때 이재학을 마무리로 돌렸지만 매우 부진했고, 임창민-이승호-이성민-이민호 등 불펜은 아직 불안한 모습이다. 실제 NC의 불펜은 25일 현재 9세이브19홀드로 저조하다.
 
김경문 감독은 "쉽게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펜의 안정화가 절실하다. 올해 NC의 중위권 진입의 키는 불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25일 현재 NC 다이노스의 상대 전적.
 
◇비룡과 쌍둥이만 만나면 강해지는 아기공룡
 
NC는 다른 팀과 달리 한화와의 성적이 좋지 않다. 한화는 모든 구단이 최소 2승 이상 우세인 최하위 팀이다. 다만 NC는 한화에 3승6패로서 열세다. 
 
그러나 NC는 한화에 열세일 수밖에 없었다. 한화가 NC를 만나면 눈에 불을 켜고 총력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처음 3연전을 치를 4월16~18일 당시에는 한국시리즈 경기 투수운용과 같은 형태로 가용 투수진을 모두 올렸다. 17일 경기에는 선발 3명(대나 이브랜드·김혁민·유창식)을 올리는 초강수를 쓰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후 아기공룡은 차차 독수리를 자신의 발밑에 놓고 있다. 4월16~18일 3연전에서 3패한 NC는 이후 5월7~9일 1승2패, 5월31일~6월2일 2승1패로 조금씩 한화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다음 3연전인 오는 8월2~4일 경기에 NC가 3승을 거둘 것이란 수학적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NC는 LG와 SK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에는 6승3패로, LG에는 5승3패로 NC가 우세다. SK에는 3번의 3연전 모두 위닝시리즈를 이끌기도 했다.
 
LG와 SK는 '모기업이 IT에 강한 알파벳 두 글자의 이름을 보유한 야구단'이란 점도 같고, 김경문 NC 감독이 두산 시절에 라이벌(?)로 삼을 수 밖에 없던 팀이라는 점도 같다. 김경문 감독의 두산 감독 재직 시절 LG는 실력은 확연한 열세였지만 구장을 함께 쓰는 서울 라이벌이었고, SK는 두산과 함께 2000년대 후반 상위에 있던 최고의 팀이다. 김경문 감독이 두 팀을 잘 알아서 이겼다고 평가하면 우연일까?
 
◇창단 첫 해에 승률 4할 넘고 중위권 안착할까?
 
NC는 25일 현재 61경기를 치러 22승3무36패로 승률 3할7푼9리까지 올라섰다. 올시즌 초반인 4월의 1할9푼 부진여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뉴월 경기력을 지켜볼 때 '신생팀 출범 첫 해 최고 승률팀'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현재 신생팀 출범 첫 해 최고 승률의 팀은 1991년의 쌍방울 레이더스(4할2푼5리)다. 한화 이글스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는 지난 1986년 2할9푼을, SK 와이번스는 2000년 3할3푼8리를, 넥센 히어로즈의 전신인 우리 히어로즈는 2008년 3할9푼7리를 거뒀다. 
 
패기의 신인들과 이호준과 손민한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승리 경험과 기록을 쌓고 있고, 선발진이 탄탄하며, '슈퍼루키' 나성범을 시작으로 다수의 주축 타자가 2할7푼 이상 타율을 보이고 있기에 기록 경신의 기대가 무리한 희망사항은 아니다.
 
그렇지만 김경문 감독도 다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듯 불펜 문제는 풀리지 않는 과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신생팀의 이미지를 벗은 NC가 중위권에 도약하려면 계투진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NC의 근래 일정이 1승5패로 절대 열세인 두산,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2승5패로 NC에 우위인 넥센, NC가 5승3패로 앞선 팀이지만 최근 상승세를 급격히 타고 있는 LG라는 점은 중위권 도약에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C도 이제 알을 깨고 나와 충분히 성장했고, 이름처럼 거대한 공룡으로 성장할 충분한 발판을 갖추고 있다. 한화보다 먼저 '승수 쌓기의 제물'의 약체 이미지를 벗은 NC의 성장에 많은 야구팬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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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