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게임 개발 비용을 훌쩍 넘어서는 마케팅 비용
입력 : 2013-08-27 09:10:52 수정 : 2013-08-27 10:40:50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모바일 게임의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업계 내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2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 순위를 보면 CJ E&M(130960) 넷마블이 ‘모두의마블(1위)’, ‘마구마구2013(6위)‘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지난 13일 출시한 신작게임 ‘몬스터 길들이기’가 매출 순위 2위까지 급격하게 순위를 끌어올리며 업계 선두 기업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위메이드(112040)도 윈드러너가 7개월째 5위권내에 머물고 있고 미드코어 장르 게임인 ‘아틀란스토리’가 8위, ‘달을삼킨늑대’가 18위를 기록하면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최근 선데이토즈나 파티게임즈 등 지난해 모바일 게임 열풍을 이끌었던 중소형 게임사들의 신작은, 전작의 영향으로 반짝 인기를 얻었다가 빠르게 인기가 하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2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 순위. 최근 출시된 '명랑스포츠'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형 게임사의 작품이거나 시장을 선점했던 고참 게임들이다.(사진출처=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성이라는 주관적인 척도에서 다양한 게임들을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최근 인기를 얻는 게임과 그렇지 못한 게임들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바로 대규모 마케팅과 라이브(게임 운영과 업데이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의 유무와 경험이다. 
 
우선 모바일 게임의 첫 성공단추로 여겨지는 발매 2주 내 100만~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공식이 바뀌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카카오톡 게임 출시 이후 친구들의 자발적인 ‘추천’이 다운로드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1다운로드당 일정 홍보비용을 지불하는 CPI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리워드 광고업계에 따르면 게임회사들이 다운로드 1회를 발생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건당 100~250원 수준으로, 순수하게 광고의 힘으로 100만 다운로드를 발생시키려면 최대 2억5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왠만한 중소게임사들 입장에서는 게임 하나를 만드는 비용과 맞먹는다. 
 
◇불과 6개월 전까지는 '선택'이었지만,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린 다양한 광고상품들. 리워드광고 상품(위), 확장형 광고 상품(CPE)의 한 종류인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아래)(사진출처=해당 앱 화면 캡쳐)
 
여기에 앱을 실행시키거나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확장형 광고(CPE)’와 버스·지하철·TV 등 대중광고까지 도입하면, 마케팅 비용은 더욱 상승한다.
 
문제는 여기가 마케팅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이용자를 끌어들인 이후에는 이탈을 막기 위한 대규모 운영인력 투입과 추가적인 마케팅이 없으면 금새 게임을 떠나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한 중견 모바일 게임업체 홍보담당자는 “최근에는 다운로드 수 확보는 기본이고, 게임 진행 단계마다 이벤트를 걸고 매주 업데이트를 진행해 사용자들을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또 스마트폰 게임 커뮤니티, 구글 플레이스토어 댓글 등에서 피드백을 받아 즉시 개선사항을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이용자들은 금새 다른 게임으로 떠나간다”고 하소연했다.
 
또 마케팅 비용뿐만 아니라 빠른 트렌드 변화도 업계 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형 퍼블리셔들은 다수의 게임들을 완성시킨 이후에 경쟁사의 게임 출시현황이나 시장 트렌드에 따라 적재적소에 게임을 출시해 성공확률을 높인다. 
 
반면 소규모 업체들은 몇 달간 준비한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기에도 빠듯해, 갈수록 모바일 게임 업계 내에서 ‘개천에서 용나는’ 사례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소형게임업체 CEO는 "대기업들의 경우 발매 2~3주 전부터 사전등록 이벤트나 광고를 진행해 집중도를 높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게임 발매 일정을 맞추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