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공방 갈수록 치열해지는데..정부는 '느긋'
방송vs. 통신 신경전 '가열'..정부 "연내 결정 안할수도"
입력 : 2013-10-28 13:30:38 수정 : 2013-10-28 13:34:29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디지털전환으로 생겨난 여유 대역인 700㎒ 활용방안을 둘러싸고 방송과 통신업계 간 공방전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서두를 것 없다’며 느긋한 입장을 내보이면서 사업자들의 속을 끓이고 있다.
 
28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9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연구반을 구성하며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후 업계 간 신경전도 본격적으로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방송계는 통신계가 주파수 할당의 근거로 내세운 경제성과 효율성의 논리를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차세대방송 서비스 활성화 방안 및 전략’ 세미나를 열고 “700㎒ 대역 활용방안은 기술적, 산업적 관점 뿐 아니라 방송의 문화, 시청자의 권리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며 이 대역을 방송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세미나에서 “700㎒ 대역 밴드 플랜을 보면 EU, 북미, 남미 모두 달라 어떤 지역의 밴드 플랜을 적용하더라도 국제적 조화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데다가 700㎒ 유휴 대역을 통신용으로만 할당하는 곳도 호주와 남미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며 “국내에서 지상파를 통한 초고화질(UHD) TV 등차세대 방송 서비스가 불가능할 경우 지상파 방송은 매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고, 플랫폼 경쟁력 상실을 통해 공적 책무 수행이라는 지상파 방송의 존재 근거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통신업계도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적극적으로 주장을 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급속히 늘어나는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700㎒ 대역 주파수가 필수적이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700㎒ 대역을 통신용으로 쓰도록 권고하는 등 세계적 추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입장이다.
 
통신사가 700㎒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면 단말기·시스템 등이 새로 구축되면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적인 ICT 생태계에서 우리나라가 뒤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일단 주파수 할당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700㎒ 대역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연구반을 구성했다. 700㎒ 대역 용도는 공동연구반의 연구 결과와 공개토론회 등 의견 수렴 절차, 국무조정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안으로 700㎒ 활용방안을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지난 8일 "연내에 (700㎒ 대역 용도를) 결정한다기보다 어떻게 로드맵을 정하느냐 하는 것도 하나의 결정이니까 두고 봐야 한다"며 연내 결정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주파수가 할당된다고 해도 기술 개발, 설비 도입 등 실제 서비스에 이용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용도가 결정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용도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시점은 내년까지 밀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더 나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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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