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옥의 서킷'서 담금질한 제네시스, 獨 세단 정조준!
입력 : 2013-11-05 11:00:00 수정 : 2013-11-05 11:55:56


[독일 뉘르부르크=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버스로 2시간 떨어진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전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자동차 서킷으로 악명 높은 이곳은 ‘녹색 지옥(The Green Hell)’이란 별명답게 첫 발을 내딛자 쌀쌀한 날씨 속에 거센 바람과 빗줄기가 매섭게 몰아쳤다.
 
뉘르부르크링 주변에는 BMW, GM, 아우디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워크숍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이곳은 ‘모터스포츠의 성지’로 포뮬러 원, 독일 그랑프리, 유럽 그랑프리, 슈퍼바이크 월드 챔피언십 등 국제 모터스포츠 경기가 연중 내내 개최된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사진=홈페이지)
 
서킷은 크게 북쪽의 ‘노르트슐라이페(Nordschleife)’와 남쪽의 ‘GP-슈트레케(GP-Strecke)’로 나뉜다.
 
특히 20.8km의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은 300m에 달하는 심한 고저차와 73개의 코너, 급격한 내리막길, S자 코스, 고속 직선로 등으로 구성돼 신차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이 서킷을 고속으로 1만km 주행한 차량은 일반도로에서 18만km를 고속 주행한 것과 동일한 영향을 받는다.
 
다행히 빗줄기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노르트슐라이페 서킷에서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를 시승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곳은 비가 오면 안전상 이유로 서킷 주행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뒷좌석에 몸을 싣고 안전 벨트를 착용하자, 전문 드라이버가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20km를 주행하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10분 내외로 엄청난 속도감에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녹색 지옥이란 별명처럼 노르트슐라이페는 고저차가 심한데다, 급커브에 좁은 도로가 줄줄이 배치돼 있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서킷의 가장 높은 곳(617m)과 가장 낮은 곳(320m)의 고저차는 무려 300m. 급커브만 73곳에 달하며, 잦은 커브까지 포함하면 총 200여 곳이 넘는다.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특히 내리막길과 급커브 구간에는 흰색 페인트로 이름과 연도가 유독 많이 적혀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드라이버를 추모하기 표시다.
 
총 4명의 건장한 남성이 탑승한 신형 제네시스의 계기판은 이미 직선주행 최고 220km/h, 커브 120km/h를 나타냈다. 비가 내린 서킷 환경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가속력과 안정된 주행성능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이곳 뉘르부르크링에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다양한 주행 성능을 점검하며, 유럽형 주행 감성과 R&H 성능을 담는 데 주력했다.
 
1세대 제네시스가 북미에서 현대차의 브랜드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면, 신형 제네시스는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는 독일의 프리미엄 세단을 겨냥했다. 품질만으로 정면대결을 펼치겠다는 것으로, 현대차의 자신감이 투영됐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달 유럽 점검에 나서 독일의 첫 번째 방문지로 유럽기술연구소를 찾아 신형 제네시스를 언급한 것도 이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신형 제네시스는 우리의 모든 기술을 집약해 만든 최첨단 럭셔리 세단으로, 유럽의 명차들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면서 “대형 세단으로는 처음 유럽에 내놓는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 2008년 출시된 1세대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에서 6개월 만에 6000대가 넘게 판매된 데 이어 우리나라 자동차로는 최초로 2009년 북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미국 진출 5년여 만인 현재 1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뒤를 이을 2세대 제네시스가 화려한 드라이빙 퍼포먼스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 공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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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