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청문회 종료..민주, 청문보고서 채택 유보
"답변 지극히 부실..추가 서면 본뒤 판단"
입력 : 2013-11-12 18:00:33 수정 : 2013-11-12 18:04:22
[뉴스토마토 한광범·장성욱 기자] 12일 국회에서 이틀째 진행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첫날 제기됐던 병역면제 의혹과 '대기업 편들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첫날 문제가 됐던 업무추진비에 대한 부실한 자료 제출 문제도 다시 반복됐다.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가 고도근시로 병역을 면제 받았음에도, 시력 기준이 '양안 0.8 이상, 각안 0.5 이상'인 1종 운전면허를 취득했다는 점을 근거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처음 신검을 받은 75년 당시 교정시력이 좌우 각각 0.3, 0.4를 기록했다. 이후 2년 뒤인 77년 7월 재검에서 황 후보자는 나안시력으로 양안 모두 0.1 판정을 받았고, 한 달 후 진행된 정밀 검사에서 양안 모두 0.05를 기록해 5급, 병역 면제 판결을 받았다. 황 후보자는 그러나 초임 판사 신분이던 83년 1종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서 의원은 2002년 감사원이 고도근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람들이 1종 면허를 취득했다면 감사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대한민국의 일반인들에게는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면제 당시의 0.05는 나안 시력이 아닌 공각도 측정 후에 환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운전면허 기준은 교정시력이 전제여서 두 가지에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 "(시력 수치 변화에 대해선)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제가 기억하는 교정시력을 말하면, 사법연수원 채용검사에서 1.0을 기록했었다"고 말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News1
 
또 전날 집중 제기된 황 후보자의 "재벌 편향"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롯데건설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경제건설 기여' 이외에 '횡령액 10억 반환', '피고가 반성'을 이유로 들었다"며 "이런 이유는 기업 봐주기 판결의 일반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삼성토탈과 SK텔레콤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을 처분을 취소한 판결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문제는 공정위에서 독과점을 지적하며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과징금을 매길 때 특별한 기준이 없어서 매출액을 기준으로밖에 할 수 없는 그 부분이 근거가 없다며 취소했다"며 "전형적인 친재벌적 판결"이라고 성토했다.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견해에 따라 '대기업 봐주기' 판결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건강한 기업은 육성하고 엄벌한 건 엄벌해야 한다.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실형만 주는 건 법집행에 있어 문제가 된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또 황 후보자의 판결 중 지난 2004년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진보의련)' 판결을 문제 삼았다. 홍 의원은 "당시 황 후보자가 이적단체와 고무찬양죄 위반으로 판결했다"며 "결국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진보의련의 강령을 보면 '사회적 약자의 건강권 강화와 무상의료' 등의 포함돼 있었다"며 "당시 진보의련의 주장 상당 부분은 지난 18대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료공공성 강화' 등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변했으니, 후보자가 좀 더 균형적 사고와 재벌, 중소기업 균형을 갖춰야 된다"고 촉구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그 말은 만약 제가 감사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업무를 하면서 참고와 기준으로 삼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대한 직무감찰 용의가 있냐고 캐물었다. 황 후보자는 답변에서 국가보훈처에 대한 직무감찰 의지는 명쾌히 드러내면서도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에 대해선 "법적, 감사기술적 제약이 없는 범위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날 황 후보자는 전날에 이어 또 다시 부실한 자료 제출로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황 후보자는 의원들의 서면 질의에 짧은 답변이나 불성실하게 답변하거나 "청문위원에 대한 우롱"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관련해서도 간이영수증을 제출하거나, 계좌이체 확인증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불성실하게 응해 야당 의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황 후보자는 청문회가 끝난 후 마무리 발언을 통해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여러 의원들과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법관을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책을 수행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감사원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병역의혹 등에 대한 황 후보자에 대한 서면답변을 추가로 검토해 본 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보고서 채택을 유보시켰다. 민주당 한 청문위원은 "아마 오늘 내일은 어려울 것"이라며 시한이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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