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연의 IT 내비게이터)겨울철 메마른 실내공기..'내 방에 촉촉함을!'
LG전자 '에어워셔 vs. 위닉스 '에어워셔 숨'
입력 : 2013-11-23 07:00:00 수정 : 2013-11-23 07:00:00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우리 주변에는 계절마다 가정에서 필수로 구비하는 가전제품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황사와 먼지가 날리는 봄철에는 카페트와 침대에서 먼지·집진드기를 빨아들이는 '침구청소기', 장마철에는 눅눅한 습기를 빨아들이는 '제습기', 그리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수분을 공급해주는 '가습기' 등이 그것입니다.
 
그중에서 침구청소기와 제습기는 매년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반면, 가습기는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파동'을 겪은 뒤 기피 제품이 됐습니다. 2010년까지 연평균 100%씩 성장하면서 2010년 연간 판매량 50만대를 기록했던 가습기는 2011년 연간 10만대로 그 규모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에어워셔'입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간 판매된 에어워셔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나 늘었습니다. 연간 성장폭도 2011년 25%에서 2012년 35%, 2013년(10월 기준) 45%로 꾸준히 늘어가고 있습니다.
 
에어워셔 시장의 첫 포문을 연 것은 위니아만도입니다. 지난 2007년 국내 에어워셔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이후 LG전자와 위닉스, 동양매직, 쿠첸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사용해본 제품은 LG전자의 2014년형 에어워셔와 위닉스의 에어워셔 '숨'입니다.
 
◇위닉스의 에어워셔 '숨'(왼쪽)과 LG전자의 2014년형 에어워셔.(사진제공=위닉스, LG전자)
 
◇에어워셔, 과연 안전할까?
 
가습기냐, 에어워셔냐 구매가 고민된다면 우리는 먼저 에어워셔의 작동 원리를 알아 봐야 합니다. 기존에 우리가 사용했던 가습기 중 '초음파 가습기'는 물을 초음파 진동으로 미세 입자화해서 공기 중으로 불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초음파 방식으로 분무되는 물 입자에 세균이 함께 붙어서 나갈 가능성이 높았고, 때문에 세균 증식을 막아줄 수 있는 살균제를 물에 소량 풀어 사용했던 겁니다. 이후 살균제의 유해성으로 인해 벌어졌던 비극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에어워셔의 개발은 이러한 가습기의 문제점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에어워셔는 흡입한 외부의 더러운 공기를 제품 내부의 '디스크'를 회전시켜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동시에 수조에 담긴 물을 '자연 기화'하는 방식으로 습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줍니다.
 
디스크를 통해 기화되는 물방울은 그 크기가 일반 가습기의 5만분의 1 크기라고 합니다. 세균이 붙을 수 없을 정도로 물방울의 크기가 작아졌고, 분사 거리는 더 길어졌기 때문에 가습기보다 습도 유지 효율이 2배 이상 좋다는 주장입니다.
  
가습기의 또 다른 단점은 물통형 수조에 있었습니다. 물통 형태의 수조는 아무래도 내부 청소가 어려웠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더 용이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에어워셔는 입구가 좁은 물통이 아닌 입구가 터진 형태의 수조를 사용합니다. 손으로도 쉽게 내부 청소를 할 수 있어 조금 더 깨끗하게 수조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위닉스의 '에어워셔 숨'에 내장된 디스크 모습. 수십장의 수분디스크들이 촘촘하게 나열돼있다.(사진=곽보연기자)
 
여기서 공기정화 역할을 해주는 디스크의 청결을 과연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걱정이 되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제조사들은 "디스크 청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솔을 이용해 간단하게 해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디스크는 여러개의 수분디스크가 일정한 간격을 맞춰 묶여있는 형태로 생겼습니다. 디스크 사이사이에 묶은 때나 습기로 인한 곰팡이, 균, 물때 등이 껴있기 때문에 자주 청소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부지런한 주부들께 조언을 구하니 디스크를 한장 한장 분리해서 칫솔이나 수세미로 닦아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디스크를 다시 조립할 때도 앞뒤 표시를 봐가면서 간격을 맞춰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합니다.
 
또 청결을 유지해줘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에어워셔의 머리 부분인 '팬'입니다. 팬이 있는 부분은 위에 뚜껑이 덮여있고, 나사로 조여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청소를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부지런한 주부들은 이 나사를 풀고 뚜껑을 열어서 직접 청소하시는 분들도 있다는데요, 제조사들은 팬 청소는 AS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깨끗하고 정확하다고 설명합니다.
 
◇에어워셔 팬에 먼지와 때가 껴있는 모습.(사진=블로그 캡쳐)
 
◇위닉스, '서랍형 수조'로 편의성 UP!..LG전자, 말을 알아듣는 에어워셔
  
위닉스는 현재 국내 에어워셔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습기 '위닉스뽀송'으로 올 여름 장마철 큰 인기를 누렸었지요. 참고로 부동의 1위는 에어워셔라는 시장을 만들어낸 위니아 만도, 2위는 LG전자입니다.
 
위닉스 제품을 사용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시간은 역시나 물을 보충할 때였습니다. 타사 제품들은 물을 받을 때 무거운 덮개를 들어 올려 수조를 옮겨야 했는데요, 위닉스는 간단하게 서랍으로 된 수조를 빼서 물을 담아오면 됐습니다. 굳이 허리를 한번 더 굽힐 필요가 없는 것이죠.
 
◇위닉스 에어워셔 숨은 서랍식 수조형태를 띄고 있어 물을 받아서 옮기거나 청소할 때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사진=곽보연기자)
 
디스크 청소 버튼만 누르면 3분동안 자동으로 디스크를 청소해주는 자동 디스크 청소기능도 있습니다. 사용기간이 짧아 자동청소기능을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이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면 분명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았습니다.
 
또 아이들이 버튼을 마구 눌러도 설정된 상태 그대로 작동시킬 수 있게 하는 '차일드락' 기능도 있었습니다. 이 버튼을 길게 누르면 모든 버튼이 눌러도 작동되지 않습니다.
 
◇위닉스 제품에는 '차일드락' 버튼이 있어 집에 있는 자녀들이 조작버튼을 눌러도 설정된 상태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사진=곽보연기자)
 
다만 취침 모드에서는 LG전자 제품보다 소음이 조금 더 발생했습니다. 팬이 돌아가는 소리였는데요, 사용자 후기를 보면 이 역시 사용자 성격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전혀 개의치 않았다는 사용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조금 민감한 분들은 잘 때 '윙' 돌아가는 소리가 거슬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에어워셔 숨의 팬이 돌아가고 있는 부분. 뚜껑이 덮여있어 팬이 돌아가는 것이 보이지는 않지만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사진=곽보연기자)
 
LG전자의 에어워셔는 이온을 방출해 공기 중의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슈퍼이오나이저' 기능이 탑재돼 있습니다. 직접 피부나 신체로 느낄 수 있는 기능은 아니었으나 위닉스의 '플라즈마' 기능처럼 조금 더 상쾌한 공기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같았습니다.
 
◇LG전자의 에어워셔는 뚜껑을 들어 올리면 수조가 나타나는 형태로 제작돼 있다. 제품 측면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이동에는 편리하다.(사진=곽보연기자)
 
특히 이 제품에는 사용자의 지시사항을 알아듣는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돼 있습니다. '에어워셔 작동' 혹은 '에어워셔 정지' 등의 말을 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이었는데요, 과연 자주 사용될런지는 의문이었습니다. 또 인식율이 아주 좋지는 않았습니다.
 
LG전자 제품들이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철저한 AS라고 하는데요, 특히 자주 세척이 필요한 가전제품들의 경우 직접 청소가 힘들 때는 전문가의 손을 빌려야 합니다. 이 제품은 그런 면에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었습니다.
 
◇LG전자 에어워셔의 기능은 매우 심플하다. '이오나이저' 기능을 가습량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과 취침모드, 어두운 곳에서 은은한 조명 효과를 내주는 '라이팅' 기능 등이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에어워셔에 대한 물음표 두가지
 
저는 일주일동안 두 종류의 에어워셔를 사용하면서 두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먼저 에어워셔를 틀면 그 주변 온도가 다른 곳보다 조금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조에 담아놓은 찬 물이 기화되기 때문에 온도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물을 담아두자니 곰팡이나 세균 번식이 걱정되기도 했구요.
 
두번째로 과연 가습의 범위가 어느정도인가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집에 있는 습도계로 에어워셔를 작동하기 전과 후의 상황을 비교해봤는데요, 물론 제품 가까이에 습도계를 대고 있는다면 확연히 실내 습도가 높아졌다는게 습도계에 표시됐습니다. 평균 50%를 밑돌던 실내 습도가 60%까지 올라가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방의 한쪽 끝에 제품을 두고 다른 끝에 습도계를 뒀을 때는 확연한 습도 개선이 없었습니다.
 
에어워셔는 제습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확실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방이라면 문을 닫아놓은 상태에서 일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만, 거실처럼 조금 넓은 공간에서 사용한다면 누구든 가습력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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