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현역 MLB 투수' 앨버스 영입
입력 : 2014-01-30 09:29:06 수정 : 2014-01-30 09:33:00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결국 소문이 현실로 됐다. 익히 거론됐던 선수라 사람들은 그의 입단에 크게 놀라하지 않았지만 계약 조건에 대한 관심은 컸다. 외국인 선수 계약금액 상한선 폐지조치 이후 최초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 29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 좌완 투수 앤드루 앨버스(29·Andrew Albers)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서스캐처원 출신인 앨버스는 '키 186㎝, 몸무게 87㎏' 신체 조건을 갖췄다. 2008년 드래프트 10라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됐고, 이후 다양한 구질과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이면서 좋은 기량을 널리 인정받았다.
 
◇한화이글스가 영입한 외국인 좌완 투수 앤드류 앨버스(Andrew Albers). (사진=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역 메이저리거'의 한화行
 
캐나다 서스캐처원 출신인 앨버스는 샌디에이고에 지명된 후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83경기에 나서 '25승 10패 4세이브 279탈삼진,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고 10경기에 출전해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등판이 아닌 메이저리그 등판 기록인 점이 눈에 띤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경기는 그의 두 번째 빅리그 선발 등판인 지난 8월1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맞대결이다. 앨버스는 이날 '9이닝 2피안타 2탈삼진 완봉승'의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앨버스가 미네소타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현역 메이저리거'이기에 한화는 미네소타에 앨버스 영입에 따른 이적료를 줬다. 다만 이적료는 구단간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결정했다.
 
앨버스에 대한 한화 구단과 팬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이브랜드와 바티스타를 모두 내보내고 새로 들여온 선수이자, 정근우-이용규 등 잇따른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이은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구질을 보유했고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으며, 아직 20대로 젊다. 앞서 영입했던 케일럽 클레이와 함께 올해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꾸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적잖다.
 
◇한화이글스가 영입한 외국인 좌완 투수 앤드류 앨버스(Andrew Albers)의 최근 3년(2011~2013년) 성적. (자료제공=한화이글스)
 
◇외국인선수 계약금액 상한선 폐지 이후 최초의 영입사례
 
한화가 앨버스에게 투자한 돈은 계약금 10만 달러와 연봉 70만 달러를 합쳐 총액이 80만 달러(한화 약 8억5000만원)에 달한다.
 
공식 발표 상으로 역대 최고 액수다. 이전까지 최고 액수이던 30만 달러에 2.6배를 넘기는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앨버스가 최고액 계약은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유명무실해진 외국인선수 급여 규정(1년 최대 30만 달러)을 철폐했다.
 
지난 몇 년간 FA 시장 활성화에 따라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선수들은 통상 70~80만 달러, 많게는 100만 달러를 넘는 거금을 받으며 한국에 왔다.
 
하지만 어떤 거금을 받게 되더라도 규정상 30만 달러를 받는 선수로 발표되곤 했다. 일종의 '다운계약서' 작성이 공공연히 자행됐고 이제는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화에서 앨버스에게 더욱 많은 급여를 줬을 지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80만 달러라면 굳이 거짓이 아닐 것이란 전망이 적잖다. 그간 앨버스 정도 기량의 선수가 80만 달러의 돈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앨버스는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연봉으로 49만 달러(한화 약 5억 2430만원)를 받았다. 계약금 10만 달러를 제외한 연봉의 금액으로 보면 앨버스가 오히려 유리한 계약을 맺은 것이다. '다운계약서'는 아닐 것이라는 근거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앨버스의 이번 한화와의 계약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지닌다. '꼴찌' 한화 팬들에겐 새 희망이고, 외국인 선수에게는 새로운 연봉 기준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앨버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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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