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참사, 부실설계·진동 등 가능성 커
합동감식팀, 현장 조사 실시..조만간 원인 밝혀질 듯
입력 : 2014-02-19 17:13:55 수정 : 2014-02-19 17:38:54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지난 17일 발생한 경주 마우타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원인은 눈 이외에도 부실설·자재, 건물 진동 등 다른 원인들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예견된 인재라는 의미다.
 
이 사고로 10명이 사망하고 201명이 다치는 대 참사가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이 지역에 내린 눈만 50㎝다. 1㎡당 1㎝의 눈이 내린다면 무게는 3㎏정도다. 바닥면적이 990㎡점을 고려하면 하중은 약 148톤으로 계산된다. 이는 5톤트럭 40여대가 건물 위에 올라가 있는 무게다.
 
쌓인 눈의 무게가 건물붕괴의 주요원인으로 추측될 수 있다. 하지만 부실설계·시공, 자재문제, 진동 등 여러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부실설계에 대한 의혹이 크다. 이 건축물은 기둥이 없는 PEB(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 공법으로 시공돼 건물 중앙이 취약하다. 이럴 경우 지난 붕괴사고에서 건물 중앙이 먼저 무너졌어야 하지만 피해학생 진술에 따르면 당시 중앙이 아닌 출입구 반대편, 즉 체육관 앞 부분 무대가 있는 곳부터 무너지기 시작해 불과 10초만에 수백명의 학생이 깔렸다.
 
따라서 부실자재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지대인 보(빔)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비용절감을 위해 저렴하거나 부실한 자재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추측했다.
 
이번 붕괴된 건물은 지난 2009년 9월 사용 승인을 받은 1205㎡ 규모의 단층 철골구조로 PEB 공법으로 지어졌다.
 
PEB 방식은 최대 90m까지 내부 기둥이 없는 구조로 샌드위치 패널을 활용한 철골구조 건물이다. 이 방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주로 대형공장의 창고와 야적장, 임시작업장, 비행기 격납고 등으로 활용된다.
 
이 건축물은 공장에서 1차로 부품을 완성해 가져오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단순 조립하면 된다. 따라서 일정한 품질과 저렴한 비용, 시공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평방미터당 50㎏으로 설계가 됐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여성 한 명 정도의 무게로 말도 안 되는 설계"라며 "울릉도의 비닐하우스도 평방미터당 750㎏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기둥이 휘지 않고 무너져 있다는 것은 땅에 깊이 박혀 있지 않아 기초가 제대로 안된 것"이라며 "또 샌드위치 페널을 받치는 보가 V자로 부러져 있다는 점은 허술하게 설계가 됐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특정 다수가 수용되는 체육관이 부실하게 됐음에도 허가를 내준 경주시와 건축주 모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내부 진동도 이번 붕괴사고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면 앰프를 사용했을 텐데 앰프의 진동도 붕괴의 한 원인일 수 있다"며 "보통 사고는 복합적으로 일어나지 단순 사고인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 경찰서는 설계도면을 확보해 설계상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중이다.  사고현장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주경찰서,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강구조학회 등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은 현장에서 정밀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리조트내 체육관 붕괴 현장모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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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