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인다"..해운업 불황 어디까지
입력 : 2014-03-05 15:22:45 수정 : 2014-03-05 16:36:3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들어 2개월 연속 해운경기지수(BSI)가 하락세를 보이며 해운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극심한 업황 침체가 최근 수년간 지속되면서 국내 대표 선사들을 중심으로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회복을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 극복의 핵심인 업황 회복은 요원한 실정이다.
 
특히 선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 사업부마저 매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해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국내 선사들이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해운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63포인트를 기록했다. 100에 가까울수록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BSI는 지난해 12월 92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올 1월 82포인트로 10포인트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무려 19포인트 하락폭을 키웠다. 운임 하락이 주요 원인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컨테이너 부문은 67포인트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벌크 부문은 56포인트로 24포인트, 유조선은 74포인트로 16포인트 각각 추락했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컨테이너선운임지수인 CCFI는 전주 대비 36.6포인트 하락한 113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상해발 유럽행 운임은 TEU당 146달러 하락한 1264달러, 미서안 항로는 FEU당 96달러 하락한 1945달러, 미동안 항로는 69달러 하락한 3294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우 전체 매출의 70%가 컨테이너 부문에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컨테이너 운임 하락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선사들이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운임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다.
 
한편 업황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주요 선사들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12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우량 사업인 벌크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했다.
 
올 들어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했던 선박 가운데 10척을 고철로 처분하기로 확정했다. 또 상반기 내에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진해운은 지난 4일 모회사인 한진홀딩스에 계열사인 한진에스엠 지분(59만9997주, 179억원)과 에이치제이엘케이 지분(89만9533주, 112억8500만원)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한진에스엠은 수상운송 지원 서비스 사업을, 에이치제이엘케이는 화물운송 중개, 대리 및 관련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합병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도 지난해 12월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며, 같은 달 KB금융지주 보유 주식 113만주를 465억원에 매각해 유동자금을 확보했다.
 
또 컨테이너 박스 1만8097대를 미국과 홍콩에 있는 리스사에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해 563억원을 조달했다.
 
지난달 12일에는 현대상선의 대표 알짜사업으로 손꼽히는 LNG사업부문도 매각키로 했다. 이외에도 비핵심 계열사인 반얀트리호텔과 현대증권을 포함한 금융 3사 매각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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