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올라가자"..'세월호 촛불', 안산에서 타올라
희생자 추모 물결 이어져
입력 : 2014-05-10 20:10:13 수정 : 2014-05-10 20:14:12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10일 경기 안산 문화광장에서 타올랐다.
 
◇경기 안산 문화광장에서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박수현 기자)
 
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에는 '언제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되나', '전국에서 오신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높이 든 촛불로 어두운 세상을 밝혀 주십시오', '박근혜는 책임져라' 등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풍물패의 여는 굿에 이어 집회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각자의 초에 불을 붙인 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상을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각자의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
 
시민들 대부분은 검은색 계통의 옷이나 노란 리본이 그려진 상의를 착용한 모습이었고, 교복 차림의 학생들과 외국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현장에 울려퍼진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곡은 이 노래를 부른 합창단은 물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흐느끼게 만들었다.
 
무대에 설치된 전광판에서는 친구를 잃은 안산시 고교 회장단 연합이 만든 영상이 상영됐다. 학생들은 영상에 삽입한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다'라는 자막을 통해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또 지난 2013년 7월 태안 해병대 캠프에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세월호 침몰 이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추도사를 낭독했다.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원하는 "얘들아, 올라가자. 엄마 보러, 아빠 보러 올라가자"라는 가사의 노래도 불려져 시민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현장 한 켠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을 조문하며 눈물을 지었으며,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청원하는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기 대응 부실로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한 참담한 비극 앞에 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는 가운데, 안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세월호 촛불'이 타오르고 있어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