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정몽구 회장 질책에도 인명사고 재발
입력 : 2014-06-13 15:03:22 수정 : 2014-06-13 15:07:3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연이은 안전사고로 몸살을 앓았던 현대제철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정몽구 회장이 당진제철소를 불시 방문해 안전관리 체계를 직접 점검하고 안전 예산과 담당 인력을 확충하는 등 강도 높은 개선책을 내놨지만 불과 수개월 만에 인명사고가 재발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무색하게 됐다.
 
13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대제철 순천공장 생산라인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사 직원 A(37)씨가 기계장치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압연라인의 정비를 맡았던 A씨는 코일을 생산라인에 장입하는 지하에서 기름닦이용 걸레를 제거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 1월에도 당진공장 슬러그 야드장에서 냉각수 처리 작업을 하던 협력사 근로자가 냉각수 웅덩이로 떨어져 전신화상을 입고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5월에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아르곤 가스누출로 근로자 5명이 숨지는 등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총 9명이 안전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사망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지난해 12월 초 안전관련 투자예산 1200억원 집행과 안전관리 전담인력 충원,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종합안전관리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12월 말에는 안전사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부사장 2명과 전무 1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러나 종합안전관리개선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당진공장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급기야는 최고 경영진이 현장을 불시에 방문해 "중대사고 재발 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하겠다"며 강도 높은 질책에 나서기도 했다.
 
잦은 인명사고에 정부여당의 비공개 경고까지 뒤따랐다. 그룹의 숙원이던 일관제철소를 이뤘지만 사고로 의미는 퇴색됐고, 급기야 정몽구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현장을 찾아 질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불시 방문해 안전관리체계를 직접 점검하고, 기존 1200억원 규모였던 안전예산을 5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의 전면적 혁신을 지시했다.
 
또 안전관리 인력도 분야별 외부전문가 영입 등을 통해 기존에 발표한 150명에서 200명으로 확대 충원하고, 300명에 이르는 상설순회점검반도 편성 운영키로 했다.
 
하지만 최고 경영진의 질책과 5000억원 규모의 안전대책도 이번 사고로 무용지물이 됐다.
 
현대제철 측은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송구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경찰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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