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가격 상승세 제동..국내 석화업계 2분기도 빨간불
"석유화학업계, 2분기도 실적 부진 예상"
입력 : 2014-06-13 17:32:32 수정 : 2014-06-13 17:36:40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최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액화석유가스(LPG)의 투입 비중이 늘면서 가격 상승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수요가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나프타 판가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는 지난 6일 기준 거래가격이 톤당 946달러를 기록, 전주 대비 1.6% 하락했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 3월 톤당 931달러로 올해 최저점을 찍은 뒤 매달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프타 가격은 원료가 되는 유가가 하락과 더불어 LPG의 투입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유화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6일 배럴당 105.31달러에 거래돼 전주 대비 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지난달 말보다 0.9% 하락한 배럴당 102.64달러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 둔화와 석유수출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 증가의 영향이다.
 
2분기 들어 LPG 투입량이 늘어난 것도 나프타 가격을 끌어내렸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에 나프타를 투입해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LPG를 대체제로 쓴다.
 
LPG 투입 비중은 업체마다 상이하지만 통상 10~30% 내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PG는 난방용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는 가격이 뛰지만, 여름철에는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낮아진다.
 
이와 반대로 원유는 5월 말부터 드라이빙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가격이 올라간다. 때문에 석유화학 업체들은 유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 목적으로 일부 공정에 LPG를 투입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납사 대체 용도로 LPG 투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도와 중동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되는 물량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나프타는 수요 대비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4월 현재 에틸렌 기준 총 835만톤의 NCC 설비가 갖춰져 있다. 롯데케미칼(211만톤), LG화학(200만톤), 여천NCC(191만톤), 삼성토탈(100만톤), SK종합화학(86만톤), 대한유화(47만톤) 등의 업체가 있다.
 
다른 석유화학 제품 역시 가격 약보합세를 보였다. 석유화학 중간원료인 에틸렌은 원유와 나프타 등의 원료가격 하락으로 전주 대비 1% 하락한 톤당 1441달러에 거래됐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전주 대비 0.3% 하락한 톤당 1561달러,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는 전주와 동일한 톤당 1501달러에 거래됐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 시장이 침체되면서 중간화학제품(다운스트림)과 기초화학제품(업스트림)을 생산하는 현지 업체들의 가동률이 낮은 상황"이라면서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의 요인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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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