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회담 어렵게하는 5가지 이유
P5+1 "이란 핵 생산 능력 줄여야" VS. 이란 "전력 생산 위해 시설 유지"
입력 : 2014-07-14 17:31:37 수정 : 2014-07-14 17:36:12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회담이 마감을 며칠 앞두고 몇 달째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협상이 좌절되는 주된 이유 5가지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원심분리기 수와 아라크 중수로 생산, 핵 프로그램 유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서방의 제재 등을 둘러싼 이견 탓에 이란과의 핵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가디언은 핵협상을 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원심분리기 개수를 지목했다. 원심분리기는 핵탄두를 만드는데 쓰이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란에는 1만9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는데, 그 중 1만개만이 운영되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와 독일(P5+1)은 그 중 수천개의 원심분리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야 혹시라도 이란이 핵탄두를 제작했을 경우 그 기간이 늘어나 대처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은 원심분리기 2만개는 돌려야 현재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최근 이란의 최고 지도자로 통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니이는 "이란 남서부에 있는 부시르 핵발전소를 운영하려면 2만개가 넘는 구형 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이란은 우라늄 농축 능력을 전력 생산 용도로만 사용할 것이라는 논리로 주요 6개국의 원심분리기 감축 요구를 밀어내고 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핵 협상은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두 번째로 핵협상의 걸림돌은 아라크 중수로에서 생산하는 플루토늄 생산량이다. 플루토늄도 우라늄과 더불어 핵탄두의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주요 6개국은 이란에 현재 완공을 코 앞에둔 아라크 중수로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촉구해 왔다.
 
이에 이란은 농업과 의료, 과학 등 학술적인 목적으로 진행된 사업을 취소할 수 없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12년간 아라크 중수로를 짓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점 또한 거론됐다.
 
이란이 핵무기 제작 기술을 얼마나 진전시켰느냐도 관건이다. 주요 6개국은 이란의 핵  무기 능력을 감소시키는 것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란의 핵 관련 기술 수준을 알아야 규제 범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이 순순히 여태껏 이룬 성과를 주요국들에 공개할지 미지수다.
 
네번째로 주요 6개국이 구상하고 있는 '추가 의정서(additional protocol)'를 이란이 받아들일지도 불확실하다. 추가 의정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이란의 모든 핵 시설을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안에 따르면 IAEA가 환경 평가를 통해 특정 표본을 채취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수년간 이란을 상대로 지속해온 경제제재를 푸는 것도 난제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만으론 부족하다. 미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에 회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많아 이란 제재가 쉽사리 풀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U도 이란 제재를 줄이려면 개별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양측이 오는 20일까지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협상 기한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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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