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국감)국감 스타트 韓銀..'금리인하·가계부채' 쟁점
입력 : 2014-10-07 15:27:48 수정 : 2014-10-07 15:27:48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한국은행을 필두로 시작된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기
준금리인하와 가계부채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저물가 문제와 한은의 독립성 훼손 우려도 함께 지적됐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한국은행 15층에서 국정감사를 열고 질의응답과 한은 정책 질타를 이어갔다.
 
(사진=김하늬기자)
 
◇기준금리 '인하' 여야 공방..한은 '독립성' 질타도
 
특히 지난 8월 0.25%포인트 하향 조정된 기준금리 2.25%에 대한 '금리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지목됐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 과감하고 선제적인 금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를 당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가계부채 속도를 소득이 따라 갈 수가 없는 상황으로 연평균 8.7% 증가했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가계부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와 가계부채가 늘어 금융안정 차원에서 리스크가축적될 수 있는 부정적 효과가 모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다음 주 금통위 때까지 나오는 상황과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균형있게 고려해 금통위에서 협의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한 한국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표명됐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 금리와 관련한 기존 입장을 바꿔 금리를내렸다"며 한은 독립성을 우려했다.
 
특히 지난 달 호주에서 벌어진 최경환 부총리와의 '와인회동'에 대해 "와인과 함께 한국은행의 독립성도 마셔버린 것 아니냐"며 소리쳤다.
 
최경환 부총리가 호주 출장에서 회동 후 기자들에게 "금리의 '금'자도 안꺼냈지만 척 하면 척"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호통을 친 것.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도 "한은은 목소리를 왜이렇게 안내냐"며"한은 존립 가치가 없어지지 않도록 연구를 철저히 하되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경제를 지도해 나가라"며 한은 책무를 당부했다.
 
◇금리인하와 부동산 완화정책에 따른 가계부채 '우려'
 
최경환 부총리의 부동산 완화정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주택담보대출 중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액이 30조원을 넘어 전체 대출액의 37%에 달한다"며 "소득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 데 써야하기 때문에 빚이 가계살림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금리가 내려가면 경제주체의 이자부담이 줄어 가계소비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연 2조8000억원 감소하는 반면 오히려 이자소득이 연 4조4000억원이나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하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하지만 틀렸다"며 "고소득층 부채증가의 40%가 부동산 구입에 이용되고 있어 결국 부자들에게 빚을 권해 경기를 부양하고 그 혜택을 부자들에게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가계부채는 향후 1년동안 0.24%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계의 주택담보 차입여력을 확대시켜 가계부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상황에 비춰볼 때 부동산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앞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크게 확대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기준금리에 대해서 가계부채 우려를 깊이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물가안정목표제 제 역할 수행 못해..구조 바꿔야
 
여야 의원들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지난 1998년 도입해 소비자물가지수를 대상지표로 3년 단위의 중기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중에 있다. 2013~2015 중기 물가안정 목표는 2.5%~3.5%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년째 1%대로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밑돌고 있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2년째 중기 물가목표 하한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은 목표달성을 못한 것이고 이에 대해 한은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물가안정 목표제가 유효하지 않으면 개선을 하고 그게 아니라면 목표 미달성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목표제가 물가안정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목표 레인지 안에만 들어가야 하는지 확실히 한은이 밝히고 구조가 변해서 목표 재조정이 필요하다면 중간에 다시 설정해서 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이주열 총재는 "목표를 재설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만 현재 한은의 물가목표를 미달하고 있지만 여기에 집착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우려처럼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물가안정목표를 하회하고 있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물가목표와 관련해 목표수준 및 범위, 적용기간 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할 방침이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하늬

적확한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