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의 굴욕..발기부전치료제, 제네릭이 접수
입력 : 2014-11-11 16:26:51 수정 : 2014-11-11 16:26:52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최근 비아그라 제네릭 제품이 쏟아지면서 오리지널 발기부전치료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한때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던 비아그라는 2년전 특허 만료와 함께 제네릭 제품이 쏟아지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빼앗겼다. 이때 국내 제약사들은 싼 값의 제네릭 제품을 출시해 가격경쟁을 펼쳐 시장을 장악했다. 제네릭 '초저가 전쟁'에 약값은 비아그라(오리지널)의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결국 비아그라의 매출은 2년만에 64%나 쪼그라 들었다. 비아그라의 특허가 유지됐던 2012년 1분기까지만해도 비아그라 매출은 96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비아그라 복제약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이 84억원으로 비아그라를 훨씬 앞서고 있다.
 
최근 종근당은 다국적제약사 바이엘과 2007년 영업제휴를 맺고 판매해왔던 발기부전치료제 '야일라'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종근당은 야일라가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국내 허가를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야일라'는 바이엘의 '레비트라'를 종근당이 이름과 포장만 바꿔 판매하던 제품이다. 종근당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확대를 위해 야일라와 레비트라를 동시에 판매하는 영업 전략을 펼쳤지만, 역시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서 매출은 뚝뚝 떨어졌다.
<종근당 '야일라'>
 
바이엘과 영업제휴를 맺은 2007년 야일라와 레비트라는 각각 53억원, 3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점유율이 1.7%까지 떨어져 두 제품을 합쳐도 매출 규모는 15억 수준에 불과했다. 7년만에 매출 규모가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 든 것이다.
 
아직 오리지널 릴리의 '시알리스'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알리스도 내년 9월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어 제네릭 시장이 크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알리스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 비아그라 때와 마찬가지로 제약사 간 치열한 '초저가' 가격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총 1200억원대 규모로 형성돼 있으며, 40여개 제약사에서 70개가 넘는 제품을 출시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릴리의 '시알리스'가 12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한미약품의 '팔팔'이 85억원의 매출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65억원,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가 61억원, SK케미칼의 '엠빅스S'가 4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는 같은 발기부전치료제이지만, 성분과 복용법에서 차이가 있다. 비아그라는 ‘실데나필’을 주성분으로, 성관계 수시간 전 복용하는 반면 시알리스는 ‘타다나필’이 주성분으로 매일 복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 총 18개 제약사가 시알리스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을 진행 중이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은 기존 오리지날약과 새로운 복제약 효능이 같다는 것을 입증하는 절차다.
 
업계는 최근 '야일라'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종근당도 바이엘과의 계약 종료 이후 시알리스 특허 만료시점에 맞춰 제네릭 시장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전 비아그라 특허만료 때와 마친가지로 시알리스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 초저가 경쟁으로 약값은 내려가고 시장규모는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그동안 야일라를 판매하면서 유사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계약에 묶여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종근당도 국내 시장에서 실패한 '야일라'보다는 시알리스 제네릭 시장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알리스가 지난해 238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포스트 '팔팔정'의 신화를 이어가려는 제네릭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기존 비아그라 특허가 풀리자 복제약이 오리지널 약의 15% 수준 가격으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경우를 봤을 때, 시알리스도 복제약이 나오면 쉽게 시장에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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