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박삼구·박찬구 회장, 형 10주기 추모식은 따로
금호석화 20일, 금호아시아나 23일 개최
입력 : 2015-05-20 17:26:58 수정 : 2015-05-20 17:26:58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20일 경기도 화성 선영을 찾아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금호가 형제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그룹회장이 형인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추모식을 따로 개최한다. 양측은 지난 2006년과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견해 차이로 갈등 관계에 놓인 후 매년 가족들의 추모식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20일 경기도 화성 선영을 찾아 고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 10주기 추모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은 고 박인천 창업회장의 장남으로 1996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2005년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박성용 명예회장의 기일은 오는 23일이다.
 
이날 추모식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김성채 금호석유화학 사장, 문동준 금호피앤비화학 부사장, 온용현 금호미쓰이화학 부사장 등 금호석유화학그룹 대표이사와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명예회장의 기일에  추모식을 열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 2011년 완전히 등을 돌리며 아버지와 형의 추모식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박인천 창업회장과 장남 박성용 명예회장의 기일은 박삼구 회장 측이 챙기는 반면 차남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기일은 박찬구 회장 측이 관할하고 있다.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상무는 현재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에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오랜동안 갈등의 골이 깊어진 탓에 가급적 추모행사에서 마주치는 일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9월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형수인 클라크 박 여사의 사망으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금호가 형제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재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은 어색한 조우만 하며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최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면서 박찬구 회장이 형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금호산업 매각 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역시 물건너 간 상태다.
 
한편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6년과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견해 차이로 사이가 벌어진 후 2011년에 서로에게 등을 돌렸다. 금호석유화학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계열에서 제외해 줄 것을 신청하는 등 독자 행보를 예고한 것을 비롯해 상표권 소송과 검찰고발 등 크고 작은 사안에서 첨예하게 부딪쳐 왔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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